위즈덤트리, 중산층 급성장에 글로벌 기업들 투자 확대...구조적 과제도 산적
디지털화·젊은 인구 기반 세계 5위 경제 대국의 도약과 과제
디지털화·젊은 인구 기반 세계 5위 경제 대국의 도약과 과제

위즈덤트리가 2025년 2월 13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5위 경제대국 인도가 디지털 혁신과 인구 구조적 강점을 바탕으로 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인도 경제는 2000년 이후 연평균 6% 이상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을 통해 2005년 이후 약 4억1500만 명이 다차원적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 중 65%가 35세 미만인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인구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2040년까지 약 2억7000만 명이 새로운 노동인구로 유입될 전망이다. 인도의 연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규모는 약 7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인터넷 보급률은 2015년 20%에서 2023년 60% 이상으로 급증해 9억 명 이상이 디지털 생태계에 연결됐다. 인도의 디지털 결제 시스템인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를 통한 거래는 2024년 12월 기준 전월 대비 8% 증가한 167억3000만 건, 금액으로는 272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연간으로는 총 1720억 건, 2조880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중산층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하루 지출이 2달러에서 10달러인 인구가 6억 명을 넘어섰으며, 17달러에서 100달러 사이 지출이 가능한 인구도 4억3200만 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은 제조업 투자 유치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애플의 인도 내 아이폰 생산 결정이 대표적이다. 다만 상품 및 서비스 세금(GST) 제도는 복잡성과 잦은 규칙 변경으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도 금융권은 예금과 대출의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은행권의 예금은 연간 11~13%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으나, 대출은 15~17%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인 예대율은 2023년 3월 말과 비교해 더욱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도 과제다. 인포시스와 위프로 같은 IT 기업들이 매년 수만 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으나, 전체 노동력의 90% 이상이 농업과 거리 판매 등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정보기술(IT) 서비스 부문에서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인포시스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약 수출은 2023년 21억3000만 달러에서 2024년 23억1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부문도 정부의 지속가능성 목표에 힘입어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인도 주식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5년 초 외국인 투자자들의 60억 달러 순매도로 인도 주요 주가지수인 NSE 니프티 500은 9년래 최저 수준의 연초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80억 달러 순매수로 시장을 지지했다.
위즈덤트리 인도 수익형 펀드(EPI)는 독특한 투자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2월 설립된 이 펀드는 시가총액이 아닌 기업의 실제 수익을 기준으로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매년 기업 수익을 재평가해 고평가된 기업의 비중은 낮추고, 저평가된 기업의 비중은 높이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EPI의 주가수익비율(P/E)은 17.32배로, MSCI 인도 지수(23.92배)와 비교해 약 27%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는 같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EPI가 더 낮은 가격에 투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흥국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이탈해 인도로 관심을 돌리는 추세"라며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장기 성장 잠재력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