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1월 판매 60% 감소...소유주들 "일론이 미치기 전에 구매" 범퍼 스티커 부착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개입 논란으로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컨버세이션도 11일 보도를 통해 테슬라 판매가 영국,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5개 유럽 국가와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에서 급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24는 같은 날 독일에서 테슬라의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올 1월 판매량이 63.4%, 스웨덴은 44.3%, 노르웨이는 37.9%, 영국은 7.8% 감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5개 분기 연속 감소세이다.
FT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른바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수만 명의 공무원 해고를 주도했고, 민감한 미국 재무부 지급금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또한,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하고 영국의 키어 스타머 경의 중도좌파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이어갔다.
FT는 테슬라 소유주들이 "일론이 미치기 전에 이걸 샀어"라는 범퍼 스티커를 부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시민단체 '당나귀가 이끄는 모임(Led by Donkeys)'은 독일의 정치미센터(Centre for Political Beauty)와 함께 지난 1월 베를린 테슬라 공장에 머스크가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제스처를 취하는 이미지를 투영했다.
약 50~100명의 시위대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머스크를 물러나라", "테슬라가 살아남으면 당신의 나라는 죽는다"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고 FT는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오리건주와 콜로라도주의 테슬라 쇼룸에서 방화와 방화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테슬라 쇼룸은 스와스티카와 반파시스트 슬로건이 포함된 낙서로 훼손됐다.
'어리석음: 테슬라 모터스의 미완성 이야기(Ludicrous: The Unvarnished Story of Tesla Motors)'의 저자 에드워드 니더마이어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권력이 공직 선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테슬라를 보이콧하고 매각하는 것이 그의 의제를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가 과대 평가돼 있고, 핵심 사업인 자동차 제조와 판매가 악화되고 있다"며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가 매도하여 주가 하락을 촉발하고 머스크가 마진 콜을 충족하기 위해 주식 일부를 매각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컨버세이션은 "테슬라의 열성 팬들이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보일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통념"이라며 "오히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헌신적인 팬들은 자신들이 신뢰하는 인물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낄 경우 일반 소비자들보다 더 강력한 반발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14일(현지시각) 0.52% 하락한 3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정부 참여 루머가 확산된 2024년 10월 초 약 24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때 45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2개월간 20% 이상 하락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FT에 "머스크의 총독 관련 행동과 트럼프와의 더 강력한 동맹은 분명히 일부 소비자를 테슬라 브랜드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FT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