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 반도체·전기차 시장 겨냥 생산능력 50% 확대
주력사업 부진 속 세라믹·흑연 부문 신성장동력 육성
주력사업 부진 속 세라믹·흑연 부문 신성장동력 육성

지난 18일(현지 시각)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이비덴이 반도체 제조장비용 흑연 부품 생산능력을 50% 늘리기 위해 50억 엔(약 475억원)을 투자한다. 이미 일본과 한국 제조 거점에서 증설을 시작했으며 차례대로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비덴이 증산하는 제품은 반도체 웨이퍼 원료인 실리콘과 탄화규소(SiC) 단결정(잉곳)을 정제하는 데 사용되는 흑연 도가니다. 업계에서는 이비덴 제품이 불순물이 적어 품질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신에츠반도체, SUMCO 등 글로벌 웨이퍼 제조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는 SiC 반도체 시장이 2035년까지 3조1510억 엔(약 29조9559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8.1배 증가한 수준이다.
동종 업체들도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동양탄소는 특수 흑연제품 분야를 성장 견인역의 하나로 지정하고, 2029년 12월기 매출을 2024년 12월기의 1.7배인 407억 엔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비덴은 전기차 배터리용 세라믹 안전 부품도 신규 사업으로 육성한다. 이 부품은 배터리 셀 사이에 삽입되어 발화 시 피해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한다. 기후현 오가키 사업장에 2개 생산라인을 신설했으며, 일본 시장 공략 후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회사는 2028년까지 연간 100억 엔(약 9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흑연 제품과 배터리 안전 부품을 포함한 세라믹 사업 전체에 이번 분기 110억 엔(약 104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비덴의 세라믹 사업은 디젤차 배기계통 부품 등 내연기관 부품이 주력이다. 이 부문의 2024년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93억 엔(약 88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자동차 전동화로 인한 내연기관 부품 시장 축소에 대비해 전기차 관련 제품 증산으로 수요 감소를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은 부진했다. 전자 사업 부문의 2024년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99억 엔(약 1890억원)에 그쳤다. 개인용컴퓨터(PC)와 범용 서버용 수요 회복 지연과 가격 경쟁 심화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비덴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증산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중국 딥시크(DeepSeek)의 성장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2월 초 실적 발표 이후 이비덴 주가는 급락해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1년 전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