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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푸네에 '코리아 타운'... 현대·포스코·롯데 등 현지 진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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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푸네에 '코리아 타운'... 현대·포스코·롯데 등 현지 진출 잇따라

탈레가온 산업단지 중심 1000여명 거주, '한국식 생활문화' 확산
인도 푸네 도심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푸네 도심의 모습. 사진=로이터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위치한 주요 도시인 푸네는 뭄바이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인도 최대의 자동차 부품 생산 허브이고, '동방의 옥스퍼드'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교육 도시로서의 명성이 높다. 이곳에 한국인 마을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푸네 마하라슈트라 산업개발공사(MIDC) 탈레가온 산업단지 입구의 거대한 녹색 간판 아래에는 조용히 자리 잡은 한글 간판들이 눈에 띈다.

인도 더 인디안 익스프레스가 2025년 2월 17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곳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독특한 한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2월 6일 탈레가온 산업단지에서는 롯데의 하브모르 아이스크림 프라이빗 리미티드 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이는 현대자동차, 포스코에 이어 이 지역에 자리잡은 또 하나의 한국 대기업 공장이다.

푸네 한국협회 에드거 리 회장은 "현재 푸네에는 약 1000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탈레가온, 차칸, 란장가온 등 지역의 공장들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다"고 밝혔다. 리 회장은 "일부 엔지니어들은 이전 현대 첸나이 공장에서 근무했으나 푸네의 기후와 인프라를 선호해 이주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는 LG전자 공장도 위치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공장 엔지니어의 70%가 한국 국적"


현대엔지니어링의 토목 엔지니어 슈브함 골은 "우리 팀은 한국인 5명, 인도인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장 엔지니어의 70%가 한국 국적"이라고 전했다. 골은 "한국인들은 군복무 경험으로 시간 엄수와 업무 헌신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한강 리조트를 운영하는 이준서는 "약 10년 전 한국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사업 기회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듣고 푸네로 왔다"며 "한국인들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독립된 객실과 족구장, 당구대, 골프 시설을 갖춘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원에는 인도에서 구하기 힘든 한국식 샐러드용 특수 상추를 재배하는 상자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수무난 호텔의 샤라드 가딩은 "한국 손님들을 위해 그들이 요청한 샐러드 야채를 재배할 수 있는 땅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호텔 인근 주민은 "주로 6개월 단기 체류하는 독신 한국인 직원들이 매일 저녁 퇴근 후 직접 채소를 가꾸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스토어에서는 주말마다 100명 이상의 한국인이 라면, 된장, 냉동 육류 등 생필품을 구매하며, 에덴 레스토랑, 궁 더 팰리스 등 한글 간판을 내건 한식당도 증가 추세다.

이주 한국인 자녀들은 힌제와디의 마힌드라 국제학교에서 수학하고 있으며, 와카드의 발레와디 하이 스트리트와 피닉스 몰은 발레와디-바네르 지역 거주 한국인 고위 엔지니어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난과 치킨 탄두리 같은 인도 음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준서는 "10년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잘 몰랐고 '북한인지 남한인지' 묻곤 했지만, 최근 K팝과 K드라마의 인기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내성적인 성향이 있어 인도인들의 친근한 태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