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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고차 가격 '고공행진'…리스 차량 품귀에 2027년까지 지속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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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고차 가격 '고공행진'…리스 차량 품귀에 2027년까지 지속될 전망

팬데믹 시기 리스 계약 축소 여파로 중고차 공급 10년래 최저 예상
판매용 차량은 2015년 12월 9일 캘리포니아 세리토스에 있는 토요타 오토 네이션 대리점의 주차장에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판매용 차량은 2015년 12월 9일 캘리포니아 세리토스에 있는 토요타 오토 네이션 대리점의 주차장에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중고차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현지시각) 3년 전 자동차 공급망 붕괴의 여파로 중고차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중고 자동차와 트럭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2%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차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이는 전체 물가상승률을 3%대에 머무르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됐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올해 금리 인하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자료에 따르면, 리스 만료로 시장에 공급되는 차량은 2020년 400만 대에서 올해 250만 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이다. 이후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해 320만 대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3년된 중고차의 평균 가격은 2020년 1만 9000달러에서 올해 2월 초 2만 8000달러로 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차 평균 가격은 3만 8000달러에서 4만 8641달러로 25% 올랐다.

신차와 중고차 모두 2022년 공급망 문제로 인한 가격 정점을 지났지만, 중고차의 경우 여전히 팬데믹 이전 대비 더 큰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제레미 롭(Jeremy Robb) 콕스 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중고차 시장에 공급되는 차량의 핵심 부문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롭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고차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리스 만료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되고 있어, 리스 고객들의 차량 반납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자동차 딜러 그룹 중 하나인 그룹 1 오토모티브의 피트 드롱샴(Pete DeLongchamps) 수석 부사장은 이달 초 디트로이트 컨퍼런스에서 "중고차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2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난의 근본 원인은 팬데믹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더 높은 완전 구매를 선호하면서 리스 계약을 줄였다. 이제 그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차량 가격에 금리와 자동차 보험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뉴저지 소재 딜러십 셀러브리티 모터 카(Celebrity Motor Car)의 소유주 톰 마올리(Tom Maoli)는 "많은 소비자들이 새 차로 교체하는 대신 기존 차량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며 "수리비용은 늘었지만 월 납입금은 줄었다"고 말했다.

상장 딜러 그룹인 오토네이션(AutoNation)의 마이클 맨리(Michael Manley) 최고경영자(CEO)는 화요일 애널리스트들과의 자리에서 "중고차 공급이 지속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워즈 인텔리전스(Wards Intelligence)에 따르면 신차의 경우 딜러들의 재고가 1월 말 기준 63일치로, 2022년 같은 기간의 26일치에서 크게 늘었다. 반면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에 의하면 중고차 재고는 같은 기간 57일치에서 48일치로 감소했다.

그룹 1의 드롱샴 부사장은 "중고차 재고 확보를 위해 보상판매 차량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며 "매일 거래하는 고객들의 차량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