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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설립자 손자, 전남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건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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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설립자 손자, 전남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건설 추진

50조원 규모...美 스타게이트의 3배, 100만가구 전력량 사용
메타의 AI 데이터센터 그림. 사진=A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메타의 AI 데이터센터 그림. 사진=AP/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AI 컴퓨팅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지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현지시각) 한 투자자 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중 하나를 한국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의 지속 가능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미국의 벤처기업 스톡팜로드(Stock Farm Road)의 자회사인 퍼 힐즈(Fir Hills)는 김영록 전라남도 지사와 최첨단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초기 자금으로 100억 달러(약 14조4040억 원)를 투자하고 장기적으로는 최대 350억 달러(약 50조4210억 원)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용량은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미국 텍사스주에서 추진 중인 5000억 달러(약 720조3000억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용량의 약 3배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7년 기준 데이터센터의 AI 최적화 서버 운영에 필요한 전력이 연간 50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3년 대비 2.6배 증가한 수치다. 연구그룹 에포크AI(Epoch AI)는 2030년까지 최대 규모의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5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의 밥 존슨 부사장은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신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성장이 끝없는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는 전력 공급업체의 용량 확장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트너는 이로 인해 2027년까지 기존 AI 데이터센터의 40%에서 전력 가용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보회사 DC 바이트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600메가와트(MW)급 시설이다. 1기가와트는 75만~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저렴한 부지와 충분한 전력, 데이터 연결에 대한 접근성 부족으로 AI 기업들의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노후화된 전력망이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최대 재벌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그룹이 구자라트주 자마나가르에 3GW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말레이시아, 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스톡팜로드는 LG그룹 설립자의 손자인 브라이언 구와 런던과 요르단에 본사를 둔 BADR Investments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아민 바드르 엘 딘이 설립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겨울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에너지와 물 등 필수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에너지 공급 및 저장(ESS), 재생에너지 생산, 장비 공급, 연구개발(R&D) 분야에서 1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브라이언 구는 "한국의 데이터센터가 현재 국내 수요를 대부분 충족하고 있지만, 한국은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더 큰 시설에 적합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민 바드르 엘 딘 공동 설립자는 "이는 단순한 기술적 이정표를 넘어 한국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위한 전략적 도약"이라며 "전남과 협력해 중요한 인프라와 차세대 AI의 기반을 구축할 기회를 갖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톡팜로드는 앞으로 18개월 동안 아시아, 유럽, 미국 전역에서 유사한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