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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러시아 양보 외교' 위험수위...푸틴과 단독회담 서두르며 동맹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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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러시아 양보 외교' 위험수위...푸틴과 단독회담 서두르며 동맹 균열

나토·우크라이나 배제한 첫 美·러 회담..."모스크바, 아무런 양보 없이 외교적 승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3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3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3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디리야 궁전에서 열린 미·러 고위급 회담을 상세히 보도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키예프와 단호한 연대를 취하고, 유럽 동맹국들의 보루를 구축했으며, 모스크바를 경제적·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이러한 기조가 극적으로 전환됐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이날 현직에서만 총 34년을 보낸 베테랑 외교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정책 고문과 만났다.

회담은 향후 협상팀 구성과 양국 외교 공관의 정상화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브라이언 휴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힘을 통한 평화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강력한 팀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정책 보좌관을 지낸 브렛 브루엔은 "트럼프가 불과 며칠 만에 러시아를 왕따에서 우승 파트너로 끌어올렸다"며 "여기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배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것도 없다"는 원칙을 뒤집은 것이다. 스팀슨센터의 엠마 애쉬포드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은 분명 이상적이지 않지만, 앞으로 그런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며 "다양한 유럽 파트너들을 회의에 포함시키는 것이 어떤 진전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행정부의 생각이 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요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연기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러 회담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광물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소식통 3명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핵심 광물의 50% 소유권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부 트럼프 비판자들은 이를 군사 원조에 대한 대가성 요구라며 '갈취'에 비유했다.

예일대 티모시 스나이더 교수는 "미국 팀은 고위급 국제 협상 경험이 거의 없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지역적 전문 지식도 없으며, 관련 외국어 지식도 없다"고 지적했다.

서방 정보 관계자 3명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유럽 내 세력 확장이라는 장기 목표 아래 점령 지역을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투아니아 국가 안보부의 다리우스 야우니슈키스 국장은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진심 어린 열망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로저 위커 위원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전쟁 범죄자"라며 "러시아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유리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일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며 이달 말 푸틴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나토군 주둔을 수용할 수 없다며 즉각 선을 그었다.

하원 우크라이나 코커스의 공동 의장인 민주당 제이크 오친클로스 의원은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와 나토를 배제하는 양자 외교에서 정상화됐으며 그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를 지적했다.

유럽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럽 정부들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평화유지군 파견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