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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자력 발전 시장 장악 가속화…"세계 최대 생산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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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자력 발전 시장 장악 가속화…"세계 최대 생산국 부상"

중국, 기술·비용 우위로 미국·프랑스 추월 전망도 나와
신흥국 시장 공략 확대…러시아 제치고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 노려
2018년 5월 23일, 중국 광시 좡어 자치구 팡청강 원자력 발전소의 화룡원 원자력 발전소 위에 돔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5월 23일, 중국 광시 좡어 자치구 팡청강 원자력 발전소의 화룡원 원자력 발전소 위에 돔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원자력 발전 시장에서 중국의 주도권 확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중국이 기술과 비용 경쟁력을 토대로 향후 10년 내 미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자력 에너지 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난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간 원자력 발전 용량을 34기가와트(GW) 늘리며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수십 년간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국이었던 미국은 시장이 크게 둔화되고, 노후 원자력 발전소들이 쇠퇴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은 기술 개발에서도 서구 국가들을 앞서나가고 있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와 고온 가스 냉각 장치를 이미 상용화했으며, 우라늄 대신 토륨을 연료로 사용하는 차세대 원자로 개발도 추진 중이다. 반면 미국의 유사 설계들은 규제 불확실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는 분석했다.

이 매체는 "미국 과학자들이 이론적으로는 유사한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으나, 중국이 이를 실제로 구현하며 서구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의 실증 경험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비용 경쟁력에서도 중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중국의 원자로 개발사들은 국영기업으로, 낮은 이자율의 특혜 대출을 받는다"며 "규제 지연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시달리는 미국과 유럽의 프로젝트들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차이는 최근 완공된 발전소 사례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의 최신 원자로인 조지아주 보그틀 발전소는 2024년 4월 29일에야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보다 7년이 지연됐고, 예산도 170억 달러를 초과해 총 350억 달러가 투입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인프라 프로젝트로 기록됐다. 현재 미국 내 건설 중인 원자로는 전무한 상황이다.

발전 단가에서도 현저한 격차가 나타난다. 보그틀 발전소의 전력 공급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70~180달러로 "놀랍도록 높은 수준"이라고 오일프라이스는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산업 구매자들의 안정적인 전기 요금을 통해 새로운 원자로 건설에 투입된 수십억 달러의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러한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중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신흥국들에 자금 지원과 원자로 건설을 제공하며, 탄소중립 에너지 확보가 시급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핵 공급망의 주도권도 중국이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국가핵능공사(CNNC)의 루티중 관계자는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프랑스와 같은 '오랜 친구들'과의 포괄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여타 유럽 주요국들과 같은 '새로운 파트너'들과의 심도 있는 협력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유럽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국제 과학기술 인재의 참여를 늘리며, 전체 산업 체인의 세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