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증시 강세에 복귀 기대감 고조
전문가들 "인프라 재구축·시장 재진입 난관" 신중론 제기
전문가들 "인프라 재구축·시장 재진입 난관" 신중론 제기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거래소(MOEX) 지수가 전날 대비 2.8% 상승한 3289.64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장외시장에서 루블화 환율도 달러당 90.80루블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복귀를 낙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지난 19일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이 이르면 올해 2분기에 러시아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많은 틈새시장이 이미 선점됐기 때문에 복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금융시장위원회 아나톨리 악사코프 위원장은 뉴스.루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점진적으로 해제될 것"이라며 "미국이 해제하기 시작하면 유럽도 이를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딜러 업체 메이저의 미하일 바흐티아로프 공동창업자도 포오토(ForAuto) 2025 행사에서 "미·러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일본의 자동차 브랜드가 연내 러시아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보도했다.
글로벌 의류 기업의 입장도 엇갈린다. 우라루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의류기업 H&M은 지난 19일 "현재로선 러시아에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 국가두마 산업통상위원회 이고르 안트로펜코 위원은 "국내 의류 생산업체들이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한 상태"라며 "서방 패션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에 복귀하려면 상당한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 기업 중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1만 루블(당시 약 14만원)에 매각했으나, 올해 12월까지 유효한 바이백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러시아 T뱅크의 소피아 도네츠 애널리스트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더라도 어려운 여정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치프라 브로케르의 오바네스 오가니샨 분석가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한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RDIF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미국 기업이 러시아 철수 이후 3000억 달러(약 432조원)의 손실을 봤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