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독점 대안으로 주목, 러시아 점령지 접근 제한 '과제'

지난 21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금속 독점이 무역 전쟁의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풍부한 광물자원이 새로운 전략적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대 전자제품과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테르븀과 디스프로슘 같은 희토류 금속의 대체 공급원으로서 우크라이나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3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및 기타 자원의 절반 지분에서 5000억 달러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역에 대한 대규모 장기 투자의 현실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추정이 과대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지속가능투자기금(USIF)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 정부가 필수로 규정한 50개 광물 중 23개를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립지질연구소는 총 희토류 매장량을 약 26억 톤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TV와 조명에 사용되는 란타넘(La)과 세륨(Ce), 풍력 터빈과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원소들을 포함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매장량은 약 50만 톤으로, 키로보흐라드 지역의 도브라 광산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잠재력도 주목받고 있다. 키예프 소재 국립 채취 산업 협회의 크세니아 오린착(Ksenia Orynchak) CEO는 "우크라이나는 경험 많은 광산 엔지니어들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도 갖추고 있다. 우크라이나 경제부 올렉시 소볼레프 차관은 지난 1월 17일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동맹국들과 중요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33년까지 이 부문의 투자 가치를 120억~15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광물 자산은 다양하다. 2022년 러시아 침공 이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기업 VSMPO-아비스마에 티타늄 원료를 공급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시장의 약 15%를 차지했다. 티타늄은 가벼움과 강도를 겸비해 항공우주 및 전력 터빈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우라늄 분야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유럽 최대의 보유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보코스탼티니우(Novokostiantyniv) 광산은 유럽 최대 규모이자 세계 10위권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매장지는 대부분 러시아 점령지 밖인 미콜라이우와 키로보흐라드 지방에 위치해 있다. 현재 글로벌 우라늄 공급의 절반을 러시아의 위성국가인 카자흐스탄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대안적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가 14기의 새로운 원자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고 니제르 쿠데타로 인해 주요 공급원을 잃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우라늄 자원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쟁 이전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네온 가스 생산에서도 세계를 선도했다. 이는 철강 생산의 부산물이지만, 주요 생산시설 상당수가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되거나 손상되어 침공 이후 철강 생산량이 3분의 2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개발에는 여러 도전과제가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건설(We Build Ukraine)과 국가전략연구소의 올해 상반기 데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금속 자원의 약 3분의 1이 현재 러시아 점령 하에 있다. 특히 도네츠크와 자포로지아 지역의 두 개 리튬 매장지도 러시아가 점령한 상태다.
환경 비용도 큰 부담이다. 하버드 인터내셔널 리뷰는 1톤의 희토류 광물을 생산하면 2만톤의 독성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글로벌 광산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첫 번째 광석을 생산하는 데 평균 15년이 소요되며, 완전한 회수는 최소 40년에 걸쳐 이루어진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핵심 광물 보안 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이스린 바스카란은 "희귀한 지구 원소는 실제로 드문 것이 아니다. 브라질에서 나미비아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민간 부문이 푸틴 대통령 옆에 있는 투자를 경쟁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해 지정학적 위험을 지적했다.
미 재무부 스콧 베센트 장관이 2월 12일 키이우에서 언급했듯이, 핵심 광물 채굴이 우크라이나의 궁극적인 재건과 복구를 주도하거나 "안보 방패"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이 경제 회복에 부분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