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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26년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탄소배출권 시장 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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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26년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탄소배출권 시장 격변 예고

2026년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배출권 가격 100유로 돌파 전망
2013년 10월 31일, 모터 글라이더가 폴란드에서 가장 큰 야외 광산 갈탄인 벨차토우 탄광 근처를 비행하고 있다. 벨차토우 발전소는 유럽에서 가장 큰 석탄 화력 발전소다. 벨차토우는 2013년 10월 31일에 설립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3년 10월 31일, 모터 글라이더가 폴란드에서 가장 큰 야외 광산 갈탄인 벨차토우 탄광 근처를 비행하고 있다. 벨차토우 발전소는 유럽에서 가장 큰 석탄 화력 발전소다. 벨차토우는 2013년 10월 31일에 설립되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산업 경쟁력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도입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탄소배출권 시장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U의 'Fit for 55' 법안 통과 이후 탄소배출권(EUA) 시장은 2020년 10월 첫 제안부터 2023년 3월 법제화까지 2년 5개월간 1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크레인쉐어스가 지난 20일(현지시각)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한 리파워EU(REPowerEU) 프로그램으로 인해 작년 말까지 16% 하락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하는 2040년 기후목표를 제시했다. 유럽과학기후자문위원회(ESABCC)는 1000개의 경로를 분석해 2030년까지 석탄발전 폐지, 2040년까지 가스발전 폐지, 재생에너지 확대, 운송 전기화를 제안했다.

유럽환경청(EEA)은 현재 회원국들이 2030년 배출량 55% 감축 목표에서 5~10% 미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EU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시스템과 운송 부문에 연간 1조5000억 유로(국내총생산(GDP)의 7.5%)를 투자하기로 했다. 2015년 대비 2040년까지 부문별 감축 목표는 에너지 100%, 산업 56~84%, 주거·서비스 77~85%, 운송 69~78%, 농업 22~30%로 설정됐다.

EU 집행위원회 기후 담당 뵈케 훅스트라 위원은 지난해 12월 에너그린딜 컨퍼런스에서 "탄소배출권거래제(EU ETS)는 오염에 가격을 매기고 청정산업 투자를 위한 수익을 창출하는 진정한 왕관의 보석이자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EU ETS는 현재 회원국에 연간 약 400억 유로의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2026년부터 도입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EU ETS 무상할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2034년까지 완전 전환된다. 무상할당은 2026년 97.5%에서 시작해 매년 단계적으로 축소되어 2034년에는 0%가 되며, CBAM은 반대로 2026년 2.5%에서 시작해 2034년 100% 적용된다. EU 집행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의 경우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아 톤당 탄소배출량이 2.10톤으로 EU 기준(1.249톤)을 크게 초과한다.

2026년 CBAM 도입률이 2.5%로 낮더라도 수입업자들은 탄소배출권 가격에 따라 수입가격의 12~23%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70유로일 경우 12%(톤당 62유로), 100유로일 경우 17%(톤당 88유로), 140유로일 경우 23%(톤당 123유로)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알루미늄, 시멘트 등 다른 CBAM 적용 분야와 브라질, 인도, 터키 등 개발도상국 수출품에도 유사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 연합(Alliance for Energy Intensive Industries)은 "EU 기후 정책은 탈산업화 위험을 되돌릴 수 있는 성패를 가르는 순간"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EU는 재선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청정산업협정을 통해 저렴한 청정전력 공급, 전력구매계약 지원, 그리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EU 탄소배출권 선물은 연초 대비 15%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6월 이후 새로운 기후목표 세부사항이 확정되고 CBAM 도입을 앞둔 수입업자들의 헤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100유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 경제는 향후 5년간 연 1.5~1.7%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되나, 2040년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규제 강화와 리파워EU로 인한 2027~2030년 배출권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