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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한온시스템 공장 폐쇄로 노사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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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한온시스템 공장 폐쇄로 노사 갈등 격화

“노동자 권리 무시한 일방적 폐쇄" 반발 확산
노조 "고용 보장 없는 구조조정 반대"... 60명 전원 공장 앞 상시 농성 돌입
한온시스템 로고.  사진=회사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한온시스템 로고. 사진=회사 홈페이지

자동차 부품산업의 구조조정 여파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다국적 기업의 공장 폐쇄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간 '일 마띠노'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남부 베네벤토 주 콘트라다 올리볼라의 한온시스템 공장 노동자들이 공장 폐쇄 통보에 반발해 공장 정문 앞에서 24시간 상시 농성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전국항파시스트연합(ANPI)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노동자들에게 반파시스트 연대를 전달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ANPI는 성명에서 "최근 한국타이어 그룹에 인수된 한온시스템이 오는 5월 해당 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전체 인력 60명을 해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ANPI는 "이번 폐쇄 결정은 회사의 재정난이나 실적 부진과는 무관하다"며 "경영진도 수차례 인정했듯 이 공장은 생산성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온시스템이 단순히 시장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저임금 국가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NPI는 또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공화국에서 60가구가 다국적 기업의 일방적 결정으로 생계 수단을 잃게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회사는 그동안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각종 사회적 인센티브와 고용유지 지원금 등 시민들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베네벤토 상공회의소의 마르코 로시 회장은 "현재도 심각한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베네벤토 지역에서 주요 제조업체의 철수는 지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온시스템 이탈리아 법인 관계자는 "현재 노조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가 마무리된 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NPI는 "지역 및 국가 기관이 일자리와 지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한 모든 행동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