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 등 주요 업체 중국 매출 30% 이상 감소
미국 첨단 AI칩 규제 강화에 중국은 핵심 원자재 수출 제한으로 맞대응
전문가들 "중국은 최대 반도체 소비국, 대체 시장 찾기 어려워" 경고
미국 첨단 AI칩 규제 강화에 중국은 핵심 원자재 수출 제한으로 맞대응
전문가들 "중국은 최대 반도체 소비국, 대체 시장 찾기 어려워" 경고

포춘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중국 매출 급감을 보고하면서 수출 규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중국 매출은 최근 분기에 22억 달러로, 전체 매출 72억 달러의 31%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45%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브라이스 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는 중국 매출 비중이 1분기보다 약 5%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램리서치도 지난해 마지막 3개월 동안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1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중국 매출 비중이 40%에서 31%로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고성능 AI 칩과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에 대한 추가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1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새로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미국은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 전략을 통해 첨단 무기 시스템과 군사용 AI 칩에 대한 규제를 집중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원자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제한하며 대응하고 있다.
케이엘에이텐코어(KLA Tencor)는 "중국이 레거시 노드 로직 및 메모리 칩 제조의 주요 거점이자 세계 최대의 집적회로(IC) 소비국"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 샤오미, 트랜션 등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확대로 중국의 반도체 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베인앤컴퍼니의 신문섭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하드웨어·반도체·데이터센터 책임자는 "중국은 단순한 반도체 제조 허브가 아니라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라며 "중국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반도체의 50% 이상이 중국 내수 시장에서 소비된다"고 설명했다.
아이사이아 리서치의 데이비드 추앙 선임연구분석가는 "KLA텐코어와 같은 일부 기업은 중국이 대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매출이 유지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중국의 수요를 대체할 시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 등 제3국이 반도체 제조 기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이 중국의 제조 역량과 소비 시장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신 책임자는 "인도가 대규모 소비자 시장과 기술 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