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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기 한 달...미국 정치권 '충격과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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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기 한 달...미국 정치권 '충격과 혼돈'

민주당, 2028년 대선 앞두고 '실용파' vs '저항파' 대립 첨예
공화당 의원들, 트럼프 강경 정책에 지역구 반발 확산 '곤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취임식 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취임식 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가 출범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미국 정치권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016년 트럼프의 첫 당선 때와 달리 민주당은 '저항' 깃발 아래 단결하지 못한 채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의 강경 정책에 대한 지역구 반발에 직면했다고 악시오스가 지난 21일(현지시각) 현장의 변화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민주당 잠재적 대선 주자들은 트럼프 정부 대응 전략을 두고 크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첫째는 '실용주의 노선'이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불법 이민 대응을 위해 주 방위군을 국경에 파견했고, 트럼프의 태생적 시민권 금지 추진에 대한 연방 소송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휘트머 가문에서는 타협이 좋은 일이었다. 나는 싸움을 찾지는 않되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의무화에 반대하며 "우리는 내연기관차든 하이브리드든 전기차든 상관없다. 오직 미시간 노동자들이 만든 것인지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미시간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급여세 인하도 제안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국정연설에서 "일부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주되, 국경 안보 강화와 위험한 범죄자 추방을 위한 연방 지원은 환영한다"며 중도 노선을 표명했다. 그는 트럼프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도 지지했다.

둘째는 '저항 노선'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 직후 법적 대응을 위한 특별 입법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7일에는 이민·기후 정책 대응을 위한 5000만 달러(약 719억원) 규모의 법률기금 조성안에 서명하면서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비시민권자를 위한 법률 서비스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국정연설에서 현 상황이 나치 독일의 등장과 유사하다며 "독일인들은 인플레이션에 분노해 비난할 대상을 찾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에는 왕이 없으며, 나는 왕에게 무릎을 꿇을 생각이 없다. 이는 야망이 아닌 의무를 위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셋째는 '중도 관망파'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나는 저항군의 지도자가 아니라 메릴랜드 주지사"라고 선을 그었다.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도 트럼프 정책에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공화당은 더 복잡한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의회 의사당(U.S. Capitol Building)이 위치한 Capitol Hill의 공화당원들이 두려움과 열의로 트럼프의 초기 움직임을 거의 만장일치로 지지했으나, 정부조직 감축과 일방적 정책 시행에 대한 반발이 워싱턴 외곽 벨트웨이(순환도로) 지역의 연방 공무원을 넘어 2026년 의회 통제권을 결정할 민주·공화 성향이 비슷한 경합 지역구와 조지아 같은 경합주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위스콘신의 글렌 그로스먼·스콧 피츠제럴드 의원, 오하이오의 트로이 볼더슨 의원, 오클라호마의 케빈 헌·스테파니 바이스 의원 등이 정부 감축과 일론 머스크의 정책 개입에 우려를 표명했다. 애리조나, 아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뉴욕의 공화당 사무실 앞에서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 중 상당수는 공화당 지지자가 아닌 활동가들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은 리치 매코믹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지난 목요일 애틀랜타 교외 로즈웰 타운홀 미팅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로부터 야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와니 공화당 직원들이 시청 밖 군중 규모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고민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원에서 공화당(GOP)의 미세한 과반수 차이로 인해 트럼프가 프로그램 통과를 위해 사실상 모든 공화당 의원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우리와 엘론이 하는 일을 좋아한다. 그들은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고 있다"며 반발을 일축했다.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의 일은 끝났다. 이들은 2016년부터 트럼프를 미워해온 같은 부류"라면서도 "대부분의 반발은 일론 머스크에 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