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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일 기업 주도로 배터리 생산능력 2배 확대...10개 신규 공장 가동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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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일 기업 주도로 배터리 생산능력 2배 확대...10개 신규 공장 가동 임박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한국 기업 주도로 현지 생산기반 확충
2024년 3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에 있는 43에이커 부지에 완공을 앞둔 캘리포니아 최대의 배터리 저장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에 있는 43에이커 부지에 완공을 앞둔 캘리포니아 최대의 배터리 저장 시설. 사진=로이터

미국의 배터리 산업이 대규모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에스(InsideEVs)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내 10개의 신규 배터리 공장이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미국의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421.5기가와트시(GWh)로 작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이 여전히 세계 배터리 생산을 주도하고 있지만, 북미 지역이 계획된 생산능력 기준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에반 하틀리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인사이드 클라이메이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장들이 이미 건설됐고, 이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이 공화당 지지 주에 위치해 있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약속받은 핵심 유권자층에게서 이를 빼앗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이번 배터리 생산시설 확충을 주도하고 있다. 토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에 140억 달러를 투자한 배터리 공장을 4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SK온은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포드와 합작으로, 조지아주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총 3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오하이오주에서 혼다와 합작공장을, 애리조나주에서는 단독 공장을 설립했다.

이 외에도 파나소닉(캔자스주), 삼성SDI·스텔란티스(인디애나주), 인비전 AESC(켄터키주), 아워 넥스트 에너지(미시간주) 등이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전기차 혁명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인사이드이브이에스는 분석했다.

다만, 최근 당선된 기후변화 부정론자이자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미국의 전기차 산업 전망이 불확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전기차 세제 혜택 폐지와 캐나다·멕시코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인사이드이브이에스는 전했다.

제너럴모터스, 현대차·기아, 혼다,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세제 혜택과 매력적인 리스·금융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세제 혜택이 사라지고 관세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사이드이브이에스는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초기 더딘 성장을 지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하키 스틱 곡선'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현지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이 세제 혜택 축소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면, 최근 1년간 보여준 미국 소비자들의 강력한 전기차 구매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