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 모델 도입으로 AI 리소스 소비량 100배 이상 증가 전망
구글·MS·메타, 올해 2조1500억 달러 자본지출 계획...상당 부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
구글·MS·메타, 올해 2조1500억 달러 자본지출 계획...상당 부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

투자자들의 일시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대 기술기업과 정부, 벤처캐피털로부터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이 인공지능(AI) 산업에 유입되고 있다. AI 기술이 기존의 대규모 언어 모델에서 추론 모델과 AI 에이전트로 빠르게 진화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t), 메타가 2025년에 총 2조150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규모로, 상당 부분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WSJ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4대 기술기업의 지난해 4분기 자본지출 합계는 750억 달러에 육박했다. 이들 기업의 자본지출은 2020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2023년부터 증가 속도가 가속화됐다.
엔비디아의 AI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 카리 브리스키는 "AI 추론 모델은 기존의 대규모 언어 모델보다 100배 이상 많은 컴퓨팅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다"며 "이는 추론 모델이 답변 생성 과정에서 긴 '생각의 사슬'을 형성하고 내부적으로 많은 연산을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만은 "자사의 AI 모델 다음 주요 업그레이드에는 고급 추론 기능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오픈AI, 퍼플렉시티의 '심층 연구' 모델처럼 인터넷에 접속하는 AI의 경우 리소스 소비가 더욱 증가한다고 WSJ는 전했다.
오픈AI가 지난해 9월 첫 추론 모델 'o1'을 선보인 이후 딥시크(DeepSeek)의 R1과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Grok 3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특히 딥시크 R1의 등장은 AI 업계와 많은 기술 및 전력 회사들의 기업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딥시크 R1은 AI 훈련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을 제시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AI 산업의 추론 모델 전환을 가속화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띠어리 벤처스의 설립자 토마스 퉁구즈는 "향후 몇 년 내에 AI 시스템의 효율성이 현재보다 1000배 향상될 수 있다"면서도 "향후 10년간 추론 모델과 빠른 채택으로 AI 모델 수요가 1조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랙셔널 AI의 CEO 크리스 테일러는 "선도적인 AI 연구소들이 기술 발전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에 AI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는 베이스텐의 CEO 투힌 스리바스타바는 "콘텐츠 제작용 음성·영상 편집 도구 업체 디스크립트(Descript)와 의료기록 처리 스타트업 피크닉헬스(PicnicHealth) 등 고객사들의 AI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 고객사의 경우 6개월 전 비용을 60% 절감했음에도 3개월 만에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AI 리소스를 소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오픈AI, 구글,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더 강력한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