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예산 대폭 확대, 신제품 유럽·미국보다 先 출시...공식적으론 "결정된 바 없다"

러시아 IT 시장조사업체 텔레콤데일리(TelecomDaily)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삼성전자의 러시아 내 마케팅 활동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지난해 11~12월과 비교해도 광고량이 1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러시아 이동통신사 MTS를 주요 광고 채널로 활용하며 제품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니스 쿠스코프 텔레콤데일리 대표는 "삼성의 신제품이 유럽과 미국보다 러시아에서 며칠 먼저 출시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공급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삼성이 러시아 시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022년 봄부터 러시아에 대한 직접 공급을 중단했다. 현재 러시아 내 삼성 제품은 '병행 수입(parallel import)'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측은 "러시아로의 직접 제품 공급 재개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마케팅 활동 증가 목적에 대한 언론의 문의에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이러한 삼성의 행보에 대해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케팅 활동 재개를 두고 러시아 시장 복귀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4일 한국 연합뉴스는 LG,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철수한 공백을 화웨이(Huawei), 아너(Honor), 샤오미(Xiaomi)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한 철수보다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화웨이와 샤오미는 러시아에서 공급 중단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광고 활동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은 할인 폭 확대, 할부 이자 보상, 보상 판매(트레이드인) 프로그램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인팍스는 전했다.
러시아 시장은 삼성에게 주요 해외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코메르산트는 향후 삼성의 행보에 따라 러시아 가전·IT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