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단위 분석으로 결함 제어 기술 확보
반도체 원료 갈륨 세계 생산 98% 장악…미국 견제 강화
반도체 원료 갈륨 세계 생산 98% 장악…미국 견제 강화

베이징대 황빙 교수 연구팀은 GaN 결정 성장 과정의 결함이 기판 구조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GaN은 육각형 원자 구조를 가진 반면, 제작 과정에서 사용되는 실리콘이나 사파이어 기판은 입방체 구조여서 결정 내부에 전위 결함(원자 배열의 불규칙한 변형)이 발생하고, 이는 전류 누설과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주사 투과 전자 현미경(STEM) 기술로 원자 규모의 전위를 최초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전자 에너지 준위를 조정하는 '페르미 준위 조정' 기술로 결함을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페르미 준위는 전자의 최고 안정 에너지 수준을 의미하며, 반도체의 전기 전도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베이징 컴퓨터과학연구센터의 황빙 교수는 "기존의 결함 방지 전략은 다양한 기판 사용과 결정화 온도 조절 등 원인이 아닌 증상 해결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연구는 GaN 제작의 근본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98%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며 GaN 반도체 공급망 장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중국의 갈륨 수출 제한 조치가 GaN 기반 반도체에 의존하는 국방 산업과 통신 장비 산업에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GaN 결정 내부의 전위 결함이 '클라이밍(국소 원자 수 변화)'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한 점이다. 이는 기존 실리콘 결함의 주요 원인인 '글라이딩(평면상 이동)' 현상과는 다른 메커니즘이다. 연구팀은 특정 불순물 도입과 게이트 전압 조절을 통해 GaN 제작 과정의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중국 반도체산업협회(CSIA) 관계자는 "이번 연구 성과로 저비용 고품질 GaN 제조 기술을 확보할 경우, 특히 군사와 5G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자립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