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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선박에 입항 수수료 부과 검토…최대 100만 달러 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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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선박에 입항 수수료 부과 검토…최대 100만 달러 징수

미·중 해운 패권 전쟁 서막…미국의 새로운 압박, 글로벌 물류 시장 지각변동 예고
2019년 10월 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중국국영석유공사(CNPC)의 다롄석유화학공사 석유 탱크 근처에서 중국해운회사(COSCO) 선박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0월 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중국국영석유공사(CNPC)의 다롄석유화학공사 석유 탱크 근처에서 중국해운회사(COSCO) 선박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새로운 무역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해운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 해운 선박에 대한 경제적 압박 정책을 추진하면서 양국 간 해운 패권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닛케이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중국 원양해운그룹(COSCO·코스코 그룹) 등 중국 해운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표했다. 기존의 추가 관세 방식이 아닌 입항 수수료라는 새로운 규제 도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USTR은 이번 조치가 미국 통상법 301조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 대신, 입항 수수료를 통해 중국 해운업체의 미국 시장 접근을 제한하려는 것이다.

공개된 안에 따르면,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 해운사 소속 선박에는 최대 100만 달러 또는 선박 용적 1톤당 최대 1000달러(약 143만원)의 수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도 선단 내 중국산 선박 비율에 따라 추가적인 부담을 지게 된다. 예를 들면 중국산 선박 비율이 25% 이상 50% 미만이면 입항 1회당 최대 75만 달러(약 10억7000만원), 50% 이상이면 최대 100만 달러가 추가된다.

USTR은 오는 3월 24일 새 규칙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해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 미국산 제품 수출 시 '미국 선박' 이용 의무화


미국 정부는 또한 액화천연가스(LNG)와 농산품 등 미국산 제품을 수출할 때 미국 선박을 이용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 조치는 자국 해운·조선업 보호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공개된 규칙안에 따르면, 새 규정 시행 첫해에는 미국산 수출품의 최소 1%를 미국 기업이 운영하는 미국 국적 선박으로 운송해야 하며, 7년 후에는 이 비율을 15%까지 확대한다. 또 이 중 5%는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으로 운송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일본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의 물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선주협회(Japan Shipowners' Association)에 따르면, 일본 상선대의 선적 국적은 파나마(50.1%), 일본(14.1%), 라이베리아(10.5%), 마셜제도(6.4%) 순이며, 미국 국적 선박은 극히 적다. 이는 미국이 자국 해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동맹국에도 상당한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 중국,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 70% 차지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글로벌 해운·조선업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영국 해운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신조선(新造船) 발주량 기준으로 중국이 70%를 차지했다. 세계 해운사들은 중국 및 한국산 선박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중국 해운·조선업 조사는 철강·해운 노동조합의 요청으로 바이든 전 행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진행했다. USTR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불공정한 수단으로 글로벌 해운·조선 시장을 지배하려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규제안이 시행될 경우, 미·중 간 해운·조선업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해운·조선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은 만큼, 실제 시행 과정에서 주요 해운국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