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기상 현상 추적에 개선 기대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증가하는 가운데, 더 정확한 장기 예보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중기상예보센터(ECMWF)가 발표한 새로운 AI 기반 예측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5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럽은 AI를 활용한 새로운 일기 예보 시스템을 출시해 최대 15일까지의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할 전망이다.
ECMWF의 사무총장 플로렌스 라비에는 "이 이정표는 기상 과학과 예측을 변화할 것"이라며 "AI 예측 시스템은 현재까지 사용 가능한 머신 러닝을 활용해 가장 광범위한 매개변수를 생성한다"고 말했다.
지난 18개월간 테스트한 실험 버전에 따르면, 이 새로운 시스템은 전통적인 물리 기반 방정식 분석 방식보다 주요 예측에서 약 20%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방식은 전 세계 수백만 건의 기상 관측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에 입력하고 물리학적 방정식으로 분석하는 방식이었다.
ECMWF 예보 책임자인 플로리안 파펜베르거는 "유럽의 새로운 시스템은 열대성 저기압의 진로를 12시간 앞당겨 예측할 수 있어 심각한 기상 사건에 대한 귀중한 추가 경고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고, 유럽은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대륙이 되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촉발했다. ECMWF는 이러한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관찰과 대중 인식 제고에 앞장서 왔다.
현재 개발 중인 다른 중거리 AI 예측 시스템으로는 구글 딥마인드의 '젠캐스트'와 '그래프캐스트', 화웨이의 '팡구-웨더', 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 상하이 과학인공지능아카데미와 푸단대학교의 '푸시' 등이 있다. 이들 모두는 ECMWF가 40년 동안 수집한 기상 관측 데이터베이스를 학습에 활용했다.
파펜베르거는 "경쟁 AI 예측 시스템의 정확도를 비교하는 것은 평가된 변수와 시간 척도에 따라 상대적인 성능이 달라 어렵다"고 설명했다. ECMWF에서 발표한 점수는 성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지만, 전체 챔피언을 식별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CMWF 시스템의 차별점에 대해 파펜베르거는 "표준 온도, 강수량, 바람 외에도 더 많은 특징을 예측하는 데 탁월하다"며 "예를 들어, 태양 복사량과 풍속을 일반적인 터빈 높이인 100m에서 예측함으로써 재생 에너지 부문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CMWF 예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 기관은 악천후 경보나 맞춤형 예보를 산업계에 직접 제공하지 않으며, 전문 예보는 국가나 지방 당국 및 민간 기업에 맡기고 있다.
ECMWF와 유럽 국립 기상청 그룹은 그리스 바람의 신의 이름을 딴 '아네모이'라는 AI 기상 시스템을 위한 오픈 소스 기술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의 기본 머신 러닝 아키텍처는 구글 딥마인드의 예측 모델과 동일한 "그래프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리서치 디렉터인 피터 바타글리아는 "ECMWF가 최근 몇 년 동안 AI 혁신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그리고 최신 오픈 모델이 지식 풀에 추가될 것인지 보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ECMWF는 앞으로 시스템 개선 계획도 밝혔다. 공간 해상도를 높이고, 현재처럼 한 번에 하나의 예측을 생성하는 방식에서 "앙상블 예측"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앙상블 예측은 약간 다른 시작 조건으로 50개의 예측을 동시에 생성해 다양한 가능한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영국 기상청의 최고 AI 책임자인 커스틴 데일은 "미래에는 정확하고 빠르며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을 제공하기 위해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의 혼합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펜베르거는 "오늘날 유럽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일일 일기 예보의 경계는 강수량과 바람의 경우 6~7일, 기온의 경우 최대 14일 또는 15일 앞선다"며 "머신 러닝 모델은 현재 물리 기반 모델로는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어 이를 확장할 수 있는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