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멕시코서 대규모 세금 추징 위기
대법원, 마킬라도라 산업 440억 페소 부가가치세 판결 앞두고 긴장 고조
대법원, 마킬라도라 산업 440억 페소 부가가치세 판결 앞두고 긴장 고조

멕시코 현지 매체 '알 콘탁토'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삼성전자가 멕시코 세무당국(SAT)으로부터 6년치 이익에 해당하는 규모의 세금을 추징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는 2월 29일 멕시코 대법원(SCJN)은 국가 마킬라도라(위탁가공) 산업에 대한 세무당국의 소송을 전체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10명의 대법관들은 마킬라도라 산업이 멕시코 정부에 440억 페소(약 3조1148억 원)의 부가가치세(IVA)를 납부해야 하는지 결정하게 된다.
알 콘탁토가 취재한 익명의 소식통은 "일부 기업의 세금 부채 규모가 매우 커서 대법원이 세무당국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 세금 납부를 명령할 경우,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멕시코 내 사업 지속 여부를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국가의 최고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며 "멕시코 연방정부가 '경기 중간에' 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 불확실성은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맞물려, 삼성전자가 멕시코 투자 계획을 재고하고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나 미국으로 투자를 전환할 가능성을 검토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한국 본사는 대법원의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CIADI)와 같은 국제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미 변호사를 고용한 상태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알 콘탁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금 납부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벌금, 추가 요금, 가산세로 인한 부채의 '눈덩이 효과'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국이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규칙과 해석을 변경하면서 마킬라도라 기업들에게 '함정'을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식통은 "삼성전자가 라켈 부엔로스트로 전 세무당국장과 현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다그니노 세무당국장과 접촉했지만, 부채 해결을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과 비달 예레나스 모랄레스 산업무역 차관은 삼성전자 임원들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의 후베날 로바토 디아스 재정법 및 헌법 교수는 알 콘탁토와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투표는 분열될 것이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레니아 바트레스, 야스민 에스키벨, 로레타 오르티스 대법관은 마킬라도라 기업들이 가상 거래와 상품 판매 거래 모두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데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바토 디아스 교수는 "나머지 7명의 대법관들의 표 향방은 불확실하다"며 "그들이 반드시 정부 측 의견을 지지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반대할 것이라고 미리 예상하기도 어렵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법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2월 29일 수출제조업 프로그램(IMMEX) 프레임워크에 따른 임시 수입 처리를 통한 제품 제조 과정에서 부가가치세 납부에 관한 두 가지 상충된 판결을 검토할 예정이다. 메리다의 제14순회 형사행정재판소는 마킬라도라 기업들의 구제 신청을 기각한 반면, 멕시코시티의 행정센터-북부지역 전체 회의는 구제를 허용했다.
이번 소송은 멕시코 전역의 6,520개 제조업·마킬라도라(멕시코에 있는 외국 기업의 제조 공장)·수출서비스(IMMEX) 프로그램 등록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멕시코 기업연합(Coparmex)은 세무당국의 자의적 해석이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멕시코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며 IMMEX 부문에 대한 법적 확실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멕시코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향후 투자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과 맞물려 삼성전자는 투자를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나 미국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