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치, 외교 '트리플 위기' 허니문 기간 막 내려
S&P 500 지수, 취임 당일보다 낮은 수준 한 주 마감
S&P 500 지수, 취임 당일보다 낮은 수준 한 주 마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40일 만에 경제지표 악화, 엡스타인 파일 공개 논란, 젤렌스키 충돌 등 여러 위기에 직면해 '최악의 한 주'를 경험했다.
이에 취임 초기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허니문 기간'이 급속히 막을 내리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재건과 연방 관료주의 해체 등 선거 공약을 이행하며 비교적 순조롭게 임기를 시작했으나, 경제 지표 악화와 잇따른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주 1월 인플레이션, 예상 뛰어넘는 3% 기록
월스트리트는 트럼프의 승리 직후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이내 관세 부과, 불법 체류자 대량 추방, 고공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상승분을 반납했다. 주요 지수는 2월에 크게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S&P 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나스닥은 2023년 9월 이후 각각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트럼프 취임식 당일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급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약 8만 4,000달러로, 지난달 최고치인 10만 9,000달러에서 23% 가량 하락했다.
공화당 전략가 맷 클링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에 직접적 책임은 없지만, 가족 경제를 우선시하는 유권자들에 의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정부 축소와 부패 척결 노력은 공화당과 무소속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경제가 트럼프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물가 급등...달걀값 6주 만에 2배 '껑충'
특히 달걀 가격은 조류 독감 확산과 공급 부족으로 지난 6주 동안 거의 두 배로 올라 지난주 12개당 평균 8달러에 달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올해 달걀 가격이 40%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연방인력 감축 과정에서 실수로 해고한 조류 독감 전문가를 재고용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클링크는 "유권자들은 변덕스럽다. 도널드 트럼프의 비전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보다 우월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를 지지했다"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초반이지만, 유권자들은 지난 4년간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엡스타인 파일' 공개 논란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외에도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법무장관 팸 본다이(Pam Bondi)는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에 "폭탄 같은 정보"가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지난달 27일 공개된 내용은 과거 10년간 이미 알려진 정보에 불과했다.
본다이는 지난달 26일 폭스 뉴스에서 "당신을 아프게 하기에 충분한" 비행 기록과 인물 명단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공화당 하원의원 안나 폴리나 루나(Anna Paulina Luna)는 X에서 "이것은 우리나 미국 국민이 요구한 것이 아니며 완전한 실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에릭 스왈웰(Eric Swalwell)도 완전히 편집된 페이지 이미지를 공유하며 본다이를 조롱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재러드 모스코위츠는 지난 목요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좌파와 우파가 이렇게 한 순간에 함께 모이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테이트 형제 미국 입국 파문
또 다른 논란은 강간, 인신매매, 돈세탁 혐의로 루마니아에서 기소된 자칭 여성혐오주의자 앤드루 테이트와 동생 트리스탄 테이트의 미국 입국이다. 이들은 2년간의 여행 금지 조치 후 지난달 27일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 도착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 관리들이 리처드 그레넬 특사를 포함해 형제들의 미국 귀환을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 테이트 형제 변호사 조셉 맥브라이드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의 입국은 정치권 전반의 비판을 받았다. 공화당 상원의원 조시 홀리는 "보수주의자들이 이 사람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고, 통보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받자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했다.
젤렌스키와의 백악관 공개 설전
지난달 2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백악관에서 벌어진 "놀라운 공개 설전"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두 정상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심각한 언쟁을 벌였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약속된 광물 거래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귀국했다.
이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으며, 트럼프와 부통령 JD 밴스의 외교 스타일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백악관 내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설전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입장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핵심 지지층마저 동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실망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에 기여한 젊은 남성 유권자층의 대표적 인물인 바스툴 스포츠(Barstool Sports) 설립자 데이브 포트노이는 지난 목요일 X에 "왜 엡스타인 리스트 공개는 항상 쇼인가? 불법 체류자와 범죄자를 쫓아내면서 어떻게 테이트 형제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는 것인가? 트럼프가 암호화폐 왕이라면 왜 암호화폐가 화장실에 있는가? 일론이 다시 일하기 전에 테슬라 주식은 얼마나 더 폭락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전략가 클링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 시기를 "국내외 이슈들이 빠르게 떠오르는 '투어-드-포스'"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경제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