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제작사, 인니 인기 영화 'What's With Love?' 뮤지컬 리부트 홍콩 필름아트서 공개

한국 영화 제작사들이 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생충'을 제작한 한국 제작사가 인도네시아 흥행작 리부트에 참여해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데드라인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의 바른손이앤에이(Barunson E&A)는 인도네시아 뮤지컬 영화 '랑가 앤 신타(Rangga & Cinta)'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홍콩 필름아트(Filmart)에서 해외 판매를 위해 이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랑가 앤 신타'는 2002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이자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 '왓츠 위드 러브?( What's With Love?)'를 리부트한 작품이다. 이 뮤지컬 영화는 인도네시아어로 "사랑"을 의미하는 이름을 가진 17세 여고생 신타를 중심으로 원작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신타가 은둔형 학교 친구인 랑가에게 빠지면서 그녀의 친구들과의 관계가 흔들리게 되고, 결국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바른손이앤에이는 2022년 10월부터 해외 판매를 시작한 '랑가 앤 신타'를 통해 네 번째 해외 판매용 장편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이전에 베트남 공포 코미디 '돈트 크라이, 버터플라이(Don't Cry, Butterfly)'를 출시했으며, 이 영화는 2024년 베니스 비평가 주간에서 대상과 가장 혁신적인 장편상을 모두 수상한 바 있다.
원작 '왓츠 위드 러브?'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방영된 TV 시리즈, 2014년 유튜브 미니 드라마, 2016년 영화 속편 '왓츠 위드 러브 2', 2018년 스핀오프 영화 '밀리 & 마멧: 이니 부칸 친타와 랑가' 등 여러 작품으로 각색된 인기 IP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리부트 작품은 오리지널 '왓츠 위드 러브?'를 제작한 리리 리자(Riri Riza)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1995년에 설립된 인도네시아의 마일즈 필름스(Miles Films)는 '왓츠 위드 러브?' IP와 '셰리나의 모험', '영광스러운 날들'(한국 영화 '써니'의 리메이크작)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의 최윤희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네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스토리텔링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 야심찬 뮤지컬 각색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랑가 앤 신타는 단순히 십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 우정,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와 얽혀 있는 인도네시아의 역사적, 정치적 풍경을 반영한다. 이 보편적이고 감정적인 내러티브는 국경을 초월한 관객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 이 영화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랑가 앤 신타'의 감독인 리자는 "다시 한 번 '왓츠 위드 러브?' 우주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다. 2016년 속편을 연출한 후 또다시 이 작품을 맡게 되어 기쁘다"며 "랑가 앤 신타를 위해 새로운 젊은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들은 매우 재능이 있기 때문에 이 영화를 통해 인도네시아 영화와 영화 산업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문 배우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일즈 필름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미라 레스마나(Mira Lesmana)는 "'왓츠 위드 러브'의 재탄생에 대한 전국적인 기대와 축하가 기다리고 있다"며 "곧 개봉될 영화에서 랑가와 신타는 많은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십대 영화가 된 이 사랑받는 이야기를 국제 시장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데드라인에 따르면 이번 협업 외에도 한국 영화계는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좀비 영화 '건체'의 신작 출연진을 공개했으며, 라쿠텐 비키와 스튜디오엔이 한국 시리즈 '내 여자친구는 남자다!'를 공동 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업은 한국 영화 제작사가 동남아시아 콘텐츠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른손이앤에이의 글로벌 콘텐츠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거대 시장으로, 현지 IP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홍콩 필름아트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TV 콘텐츠 마켓으로, 이 자리에서 '랑가 앤 신타'의 해외 판매 성과가 주목된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이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