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가능, 완전 폐지 반대"...780억 달러 규모 반도체 지원법 두고 당내 분열

칩스법은 총 780억 달러 규모로,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및 설계 기업에 54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신규 반도체 제조 시설에 25% 세금 공제를 위한 240억 달러를 지원하는 대규모 산업 정책이다. 컴퓨터, 휴대폰, 자동차 등에 필수적인 반도체는 국가 안보용 방어 시스템에도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존 코닌 상원의원(공화당·텍사스)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법 개선 아이디어가 있다면, 분명히 그들은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으며, 나는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이 주로 대만과 한국에서 제조되던 첨단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토드 영 상원의원(공화당·인디애나)은 "칩스법의 시행을 계속 최적화할 것이지만, 프로그램은 존속하며 좋은 결과를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당적 법안의 공화당 원내대표인 영 의원은 칩스법이 5조 달러 이상의 민간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칩스법은 2022년 상원 공화당 의원 17명과 하원 공화당 의원 24명이 민주당 의원 전원의 지지와 함께 통과시켰다. 현재 하원 공화당 원내에서는 9명만이 현직을 유지하고 있으나, 상원에서는 12명이 여전히 의회에 남아있다.
영 의원과 수전 M.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당·메인)과 같은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이 법안의 폐지를 촉구한 것에 "끔찍하다"며 충격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들은 우리 돈을 가져가고, 사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들이 반도체 수입에 대한 100% 관세를 피하기 위해 칩스법의 인센티브 없이도 미국에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예산이 적자 감축이나 다른 우선순위에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컴퍼니(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TSMC)가 애리조나에 추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약속을 증거로 제시했다. TSMC는 이미 6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3개 시설을 건설 중이며, 첫 번째 시설은 지난해 말 4나노 칩 생산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관세를 지불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고 있다는 것뿐이다. 다른 많은 회사들이 곧 올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 연설 이틀 후,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확대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이 아니라 고객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코닌 의원은 칩스법이 TSMC의 애리조나 초기 공장 건설에 결정적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1000억 달러 규모 확대 협상에 "많은 공로를 인정받았다"면서도 "그 법안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라고 지적했다.
코닌 의원은 칩스법이 인텔의 오하이오, 마이크론의 뉴욕, 삼성의 텍사스 반도체 공장 건설을 가속화했으며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정부 보조금보다 민간 투자 장려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제리 모란(캔자스) 등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자신들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법안 수정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틸리스 의원은 "현실적으로 520억 달러의 대부분은 이미 할당되었을 것"이라며 "남은 예산을 정리하고 싶다면, 나는 그것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세액공제를 중심으로 장기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려는 모든 움직임은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감축 경로를 만들 수는 있지만 급작스럽게 중단할 수는 없다. 기업에게 불공평하며 불확실성을 야기해 그들이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틸리스 의원은 경고했다.
워싱턴타임스가 인터뷰한 칩스법 지지자 중 테네시주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만이 유일하게 법 폐지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해거티 의원은 "칩스법안과 관련해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이 법안과 함께 통과시켜야 할 매우 중요한 허가 수정안이 있었다"며 "이런 많은 조항들이 사라지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