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담보대출 시장 17년 만에 성장세 전환...올해 4000억 달러 유입 전망
주택가치 대비 부채 비율 24%...40년 만에 최저 수준
주택담보대출 이용 노년층 비율 19%→40% 증가
주택가치 대비 부채 비율 24%...40년 만에 최저 수준
주택담보대출 이용 노년층 비율 19%→40% 증가

고인플레이션에 미국 가계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2025년 미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메러디스 휘트니 자문그룹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소비자 신뢰도와 지출 데이터가 실망스러운 가운데서도 미국 경제는 2025년 소비 확대로 이어질 비장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휘트니 CEO에 따르면, 고소득층 소비자들이 전체 지출을 떠받치고 있으나 대다수 가계는 누적 인플레이션의 부담을 명백히 느끼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 자료에 따르면 주택보험료는 지난 5년간 61% 급등했으며, 작년 전체 주택 소유 비용은 전체 물가상승률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2025년 소비 확대로 이어질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휘트니 CEO는 설명했다.
그 카드는 바로 주택담보대출(HELOC· Home Equity Line of Credit)이다. 주택담보대출은 2024년 17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로 전환됐으며, 2025년에는 그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휘트니 CEO는 "미국 가계의 주택대출 부담은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택 가치 대비 모기지 부채 비율이 24%에 불과하다"며 "이는 주택위기 이후 51%였던 수준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주택 소유자들은 지난 15년간 모기지 대출을 꾸준히 상환해왔으며, 많은 경우 부채를 완전히 갚았다. 현재 주택 소유자의 40%는 부채 없이 주택을 완전히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35조 달러의 주택 소유자 자산 가치 중 20조 달러 이상을 보수적인 수준의 부채 유지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휘트니 CEO는 추산했다. 여기에는 모기지가 없는 주택의 14조 달러 이상의 자산 가치가 포함된다.
휘트니 CEO는 "이 금액 전체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향후 몇 년간 그 중 일부만 활용되더라도 미국 경제에 막대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년 4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약 4000억 달러로, 활용 가능한 주택 자산의 약 2%에 불과하다. 2009년 3분기 최고치였던 11.4%까지는 아니더라도, 향후 18개월 동안 이 비율이 4%로만 증가해도 추가로 4000억 달러가 경제에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조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37%가 주택 리모델링에 자금을 사용한다. 이는 약 1480억 달러가 주택 개보수에 투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주택 자산 활용 비율이 6%로 상승하면 2960억 달러가 주택 리모델링에 사용될 수 있다. 휘트니 CEO는 "이는 홈데포의 2024년 총매출 159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라고 비교했다.
JP모건, 웰스파고 같은 주요 금융기관들이 이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시장에 남아있는 대형 은행들도 사업을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여름부터 성장세로 전환된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더욱이 이러한 성장세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에는 약 250억 달러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발생했으며, 휘트니 CEO는 "2025년에는 이 규모가 최소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총 소비자 부채 18조 달러와 비교하면 크지 않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 부채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에서 65세 이상으로 정의되는 노년층은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며 누적 인플레이션의 영향에 취약한 상황이다. 미국 주택의 60%가 노년층 소유인데, 이들은 노후에도 자신의 거주지에 머물기를 원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금 혜택이 있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다.
휘트니 CEO는 "주택담보대출 이용자 중 노년층 비율은 2009년 19%에서 현재 40%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후 미국 주택의 자산 가치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부채 상환으로 15조 달러 증가했다. 이는 어려움을 겪는 가계에 중요한 유동성 공급원이 될 수 있으며, 소비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 자금의 대부분은 직접 경제로 환류된다.
주택담보대출 성장의 절반이 은행권 외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휘트니 CEO는 "만약 새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규제 자본 규정이 변경되어 주택담보대출이 자유로워진다면, 은행들이 이 분야에 재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