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Crowd와 8000만 달러 규모 'Trepont' 펀드 조성...30개 스타트업 투자로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한국과 이스라엘 간 기술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NH벤처투자가 이스라엘 기술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NH벤처투자는 이스라엘 기업들에 최소 4000만 달러(약 582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농협금융그룹 자회사인 NH벤처투자는 지난해 7월 이스라엘 투자 플랫폼 아워크라우드(OurCrowd)와 협력해 8000만 달러(약 1164억 원) 규모의 '트레폰트(Trepont)'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한국, 이스라엘, 실리콘밸리의 3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국방, 헬스케어, 양자 컴퓨팅 등 딥테크 분야를 중점 대상으로 하고 있다.
NH벤처투자 김현진 대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독창성과 한국의 제조업 역량을 결합해 더 큰 기업을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한국 제조업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 시장 진출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NH벤처는 이미 이스라엘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업 카르도메(Kardome)에 투자했으며, 이 회사는 현재 한국의 LG자동차, 현대자동차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주 이스라엘을 방문해 반도체 유니콘 기업 하일로(Hailo)를 포함한 8개 스타트업과 만남을 가졌으며, 이스라엘의 국방 기술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빨리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혁신과 개발이 지속되고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트레폰트 펀드의 파트너인 아워크라우드의 엘리 라진(Ely Razin)은 "이 합작 펀드는 검증된 제품을 보유한 초기 단계 기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이후 한국의 투자 관심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기술 협력은 이미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성, LG, 현대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이스라엘에 벤처캐피털 부문을 운영하고 있으며, 양국은 모두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국가들이다.
한·이스라엘 산업기술개발재단 강성룡 대표는 "한국과 이스라엘은 산업 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 유사한 산업을 가진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협력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NH벤처를 포함한 한국 벤처기업들의 이스라엘 진출 확대에 대해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협력과 투자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NH벤처투자는 2019년 설립된 농협금융그룹의 자회사로, 이번 트레폰트 펀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딥테크 분야에서 이스라엘의 기술력과 한국의 제조 역량을 결합한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투자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와 함께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 국방 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기술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