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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량 절도 40년 만에 최대 감소... 현대차·기아 도난 방지 조치 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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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량 절도 40년 만에 최대 감소... 현대차·기아 도난 방지 조치 큰 효과

이모빌라이저 부재로 쉽게 표적 되던 현대·기아차, 도난율 37.5% 급감
미국 내 자동차 절도 사건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적극적인 도난 방지 대책 강화에 힘입어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내 자동차 절도 사건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적극적인 도난 방지 대책 강화에 힘입어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사진=기아
미국에서 차량 절도가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 시각)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도난 방지 대책을 강화한 결과, 미국 내 차량 절도가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국립보험범죄국(NICB)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전역의 차량 절도 건수는 85만708건으로, 전년 대비 16.6%나 줄었다. 이는 2023년 기록적인 102만 대와 비교하면 확연한 감소세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1년과 2023년에 이모빌라이저(시동 잠금장치) 부재로 인해 도난 차량 상위 목록을 차지하며 소셜미디어에서 '기아 보이즈'라는 신조어를 낳는 등 골칫거리였다. '기아 보이즈'는 현대·기아차를 쉽게 훔치는 방법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바이럴 현상을 일으켰던 도난 집단을 일컫는다.

NICB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가장 많이 도난당한 상위 5개 모델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차량의 절도 건수는 37.5%나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특정 보급형 모델을 대상으로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점화 실린더 보호 장치 제공, 관련 비용 보상 프로그램 시행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한 "취약 차량 68%가 이미 도난 방지 업데이트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 부품 공급망 개선과 암시장 축소도 차량 절도 감소에 기여


코넬대학교의 아트 휘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공급망 차질로 차량과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차량 강탈 사건이 급증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자동차 부품과 신차 공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도둑들이 차량 절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차량 해체를 통한 경제적 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워싱턴주의 차량 절도 감소폭이 두드러졌으며, 네바다·네브래스카·오리건·콜로라도주 역시 2024년에 도난 차량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튼 교수는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토요타 캠리, 혼다 시빅과 같은 인기 모델들이 도로에서 많이 운행되는 만큼 여전히 도난 목록 상위에 있지만, 2024년 상위 10개 차종 중 4개가 현대차와 기아차라는 점은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DC는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842건의 차량 절도율을 기록해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이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는 인구 10만 명당 약 460건의 절도율로 뒤를 이었다.

마이애미대학교의 범죄학 교수인 앨릭스 피케로는 "절도 조직을 단속하려는 법 집행기관의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형사사법위원회는 "국내외 암시장에서 거래가 감소한 것 또한 차량 절도 감소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