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선박 공격 대응 명분...일부 전문가 "미국이 관여할 필요 없는 작전" 비판

미국 국무부는 안사르 알라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상선 145회, 미 해군 함정 174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에즈 운하 교통량은 3분의 2가 감소했으며, 일부 운송 비용은 200% 이상 급등했다.
◇ 비대칭 전쟁의 비용과 동맹국 부재
전 랜드 코퍼레이션 선임 정치학자이자 현재 국방 우선순위 싱크탱크의 선임 연구원 겸 군사 분석 책임자인 제니퍼 카바나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관여할 필요가 없는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직 미국 정부 관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낭비"라고 간결하게 표현했다.
카바나 연구원은 "후티 반군의 천재적인 전략은 그들의 미사일이 홍해를 통한 해상 운송을 방해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도 공격하거나 많은 피해를 입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티 드론은 2000달러에 불과하지만, 미국이 후티 드론에 사용하는 미사일은 200만 달러(약 29억 원)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 이전부터 시작된 국제적 대응의 연장선상에 있다. 2023년 12월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안사르 알라의 홍해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발표했다. 당시 12개국이 연합군에 참여했지만, 아랍 국가 중에서는 바레인만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특히 홍해에 인접한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요 아랍 국가들은 이 작전에 불참했다.
◇ 홍해 무역로의 전략적 중요성과 미국의 이해관계
전문가들은 홍해 무역로가 미국보다 다른 국가들에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 영국 해군 사령관 톰 샤프는 뉴스위크에 "미국이 이 요충지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단연코 홍해 무역로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한국, 유럽 등이 그 뒤를 잇는다"고 한다. 샤프 전 사령관은 "미국의 무역이 거의 의존하지 않는 멀리 떨어진 테러리스트 조직을 쫓는 것은 MAGA 기반이나 의회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갈등은 더 넓은 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사르 알라의 행동에 대해 이란을 직접 위협하고 있어 갈등이 확대될 우려가 제기된다. 안사르 알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군사 블로거들은 안사르 알라의 미사일과 이란이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형 중국 모델을 연관짓고 있다.
◇ 지리적 문제와 경제적 영향
채텀 하우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연구원으로 일하는 예멘 분석가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안사르 알라가 가진 지리적 이점을 강조했다. 그는 "예멘의 면적은 455,000 평방 킬로미터로 레바논보다 44배 크기 때문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무슬리미는 또한 안사르 알라가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아사드 정권보다 "훨씬 더 무모하다"고 덧붙였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이번 군사작전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작전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경제학자 매트 콜야르는 뉴스위크에 "오늘날의 갈등은 무역과 세계 경제 성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종류의 사건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기업 손실을 예상하고 미국 주식을 매도하는 '기대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 장기전 우려와 근본 원인 해결 필요성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장기화될 경우의 비용과 손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중동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조셉 보텔 전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뉴스위크의 질문에 답하며 "태평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든 다른 우선순위든 간에 이 지역에서 일정 수준의 군사적 노력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 선박 손상, 항공기 손실, 인명 손실은 장기적인 캠페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유사한 개입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위크와 인터뷰한 전직 미국 정부 관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리야드와 아부다비가 '터무니없는 자원 투입'에도 불구하고 안사르 알라를 물리치지 못한 것은 미국의 개입이 맞닥뜨릴 수 있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나쁜 예"라고 우려했다. 이 관리는 "우리가 증상에 대해서만 연구하고 있을 뿐 어떻게 이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이 있다면 실제로 비용이 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