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1인 가구 11% 달해, 美 정부 재정 압박 우려
결혼율·출산율 하락으로 노인 단독가구 증가... 경제와 돌봄 문제 심화
결혼율·출산율 하락으로 노인 단독가구 증가... 경제와 돌봄 문제 심화

배런스(Barron's)의 지난 2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독거노인 증가 추세가 미국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 체계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9.6%, 2000년 9.2%, 2010년 9.4%에서 2020년에는 11.1%로 크게 증가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의 약 절반과 남성의 29%가 파트너 없이 혼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젊은 세대도 독신 비율이 증가하면서 향후 이 추세는 향후 가속화될 전망이다. 퓨 리서치 센터는 25-54세 인구의 약 38%가 파트너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1990년 29%에서 2019년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기혼자 비율은 67%에서 53%로 하락했다.
사회과학자들은 결혼율 하락의 원인으로 여성의 경제적 기회 확대와 결혼에 대한 사회적 압력 감소를 꼽고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78세 은퇴 의사 빌 킨케이드(Bill Kincaid)는 2년 전 아내를 잃고 혼자 생활하게 된 경우다. 그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를 보호해 주었다. 하지만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이 나라는 앞으로 나올 사람들을 감당할 자원이 없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 메디케이드 8800억 달러 삭감 추진에 노인 의료 불안 가중
미국의 사회보장제도,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와 같은 사회안전망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보장 혜택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은 "정부 효율부(DOGE)의 유일한 임무는 낭비, 사기 및 남용만 식별하는 것"이라고 배런스에 밝혔다.
그러나 직원 감축, 현장 사무실 폐쇄, 전화 서비스 축소는 사람들이 근로 소득에 접근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지급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옹호자들과 민주당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 3월 향후 10년간 메디케이드를 8800억 달러(약 1289조 원) 삭감할 수 있는 법안을 상정한 점이다. 메디케이드는 미국 장기 요양원 비용의 63%를 지불하는 주요 자금원으로, 삭감될 경우 주정부로 비용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주식 매도세도 은퇴자들의 투자 계좌에 타격을 주고 있다. S&P 500 지수는 2월 19일 고점 대비 7.6%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9일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여전히 있을 것이라고 시사하며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은퇴자 투자 계좌에 이미 타격을 입혔다.
◇장기요양 필요한 65세 노인 56%... 재정·사회적 대책 시급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65세인 사람들의 56%가 장기 요양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장애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의 평균 장애 기간은 3.6년, 남성은 2.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비해 전문가들은 재정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애틀랜타의 금융 자문 회사 홈리치 버그(Homrich Berg)의 대표 타나 길디아(Tana Gildea)는 "독신 은퇴자들은 현금 흐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기 비용, 휴가, 건강 관리와 같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 여러 계정을 유지하는 '버킷 접근 방식'을 추천했다.
은퇴한 재무 설계사 빌 벵겐(Bill Bengen)은 30년 은퇴를 계획하는 경우, 주식 55%, 채권 40%, 현금 5%로 구성된 표준 포트폴리오에서 매년 4.7%를 인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이 수준으로 인출을 유지하면 자금이 30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정 문제 외에도 독신 은퇴자들에게는 사회적 고립 문제가 중요하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보스턴캠퍼스 노인학 연구소 소장 미셸 퍼트남(Michelle Putnam)은 "파트너가 있는 사람들이 항상 최상의 결과를 낸다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면서도 "증가하는 노인 인구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그 중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할 수 있는 독신자들은 더 많은 의료 서비스, 장기 요양, 재정 자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킨케이드는 빌리지 투 빌리지 네트워크(Village to Village Network)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순식간에 150명의 지인이 생겼고, 그 중 몇 명은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다"며 "구성원들은 병원에서 데리러 오고, 애완동물을 돌보고, 식료품이나 쇼핑을 돕는 등 서로를 위해 우정을 나누고 자원봉사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신 은퇴자들에게 유산 및 의료 계획 마련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의료 대리인 지정과 살아있는 유언장 작성이 포함된다. 러소 로우 그룹(Russo Law Group)의 파트너이자 전국 노인법 변호사 협회(National Academy of Elder Law Attorney) 이사회 부회장인 에릭 아인하트(Eric Einhart) 변호사는 "우리는 고객을 위한 핏 크루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결국 수레바퀴 속의 스포크가 된다"며 전문가 팀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욕시에서 은퇴한 다이앤 브레시(Diane Bresee)는 2년 치 지출을 현금으로 유지하며 대통령 선거 전에 주식을 정리했다. 70대인 그녀는 "옳은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 마스터스 수영 선수인 브레시는 요가, 체육관 운동, 이탈리아와 유럽 역사에 대한 대학 수업을 청강하는 등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의사는 내가 오래 살 거라고 말했고, 나는 그럴 형편이 안 된다"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