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한 용선 시장에도 속수무책
수요 부진·공급 과잉 지속 전망에 '먹구름'
수요 부진·공급 과잉 지속 전망에 '먹구름'

해상 운임 벤치마크 지수인 프레이토스 발틱 지수(FBX)는 지난 21일 2071포인트까지 떨어지며 2023년 12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이는 계절적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간 4%, 월간 28%나 급락한 수치다.
반면, 컨테이너선 용선료를 나타내는 뉴 콘텍스(New ConTex) 지수는 지난주 0.5% 상승한 1119포인트를 기록하며 정기 용선 시장의 회복력을 간신히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기적인 현물 운임료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인 컨테이너 해운 시장 전망은 비교적 안정적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낳고 있다.
현물 운임료 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고공 행진하는 인플레이션과 끊이지 않는 지정학적 갈등은 소비 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고, 이는 곧 상품 운송량 감소로 이어져 운임료 하락을 부채질했다. 트레이드윈즈는 이러한 현상을 '소프트한 계절적 수요'라고 표현하며, 주요 경제국의 성장 둔화와 소비 지출 감소가 해상 운송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 1년간 쏟아져 나온 신규 컨테이너선들이 공급 과잉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선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홍해에서 잇따라 발생한 선박 공격으로 인한 운송 차질마저 겹치면서 해운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일부 항로의 운송 시간과 비용이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수요 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레이드윈즈는 홍해 사태가 일부 항로의 비용 증가를 야기했지만, 전반적인 수요 약세를 상쇄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앞으로 컨테이너 현물 운임료 전망은 안갯속이다.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물 운임료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경제 회복과 함께 해상 운송 수요가 살아나기 전까지 컨테이너 운임 시장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