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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운 재벌, 230억 달러 규모 초대형 M&A...리카싱으로부터 45개 항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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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운 재벌, 230억 달러 규모 초대형 M&A...리카싱으로부터 45개 항만 확보

펠릭스토 항만 새 활력 기대 속, 일각에선 독과점 우려도 제기
영국 최대의 항만인 펠릭스토 항만. 이탈리아 해운 재벌 잔루이지 아폰테가 홍콩 억만장자 리카싱으로부터 45개 항만을 230억 달러(약 33조 7065억 원)에 인수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최대의 항만인 펠릭스토 항만. 이탈리아 해운 재벌 잔루이지 아폰테가 홍콩 억만장자 리카싱으로부터 45개 항만을 230억 달러(약 33조 7065억 원)에 인수했다. 사진=로이터
이탈리아 해운 재벌 잔루이지 아폰테가 홍콩 억만장자 리카싱으로부터 45개 항만을 230억 달러(337065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10년 만에 손꼽히는 대규모 운송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22(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MSC83세 창립자인 아폰테 회장의 이번 행보는 특유의 은밀함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폰테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극도로 꺼리고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해 업계에서는 '비밀스러운 선장'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의 아들 디에고와 측근들과 함께 2000억 달러(2931000억 원) 규모의 해운 및 항만 제국을 건설했으며, 현재 영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펠릭스토 항만 장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MSC는 이미 영국을 오가는 모든 컨테이너 물동량의 40%를 처리하는 서퍽주 펠릭스토 항만의 최대 고객이다.

더욱이 MSC는 펠릭스토 항만의 두 번째로 큰 고객이자 경쟁사인 CMA CGM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은 펠릭스토 항만 지분 절반을 보유한 회사의 지분 25%를 가지고 있다.

리카싱 회장이 소유한 허치슨 포트 인수를 통해 아폰테 가문은 사실상 펠릭스토 항만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항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허치슨 포트 대변인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MSC 역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팬데믹과 홍해에서의 혼란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 업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컨테이너 선사들은 남아프리카로 항로를 변경해야 했다.

이번 인수는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해운 업계의 통합 추세 속에서 글로벌 해운 시장의 힘의 균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다.

MSC, 머스크, CMA CGM 등 주요 서방 컨테이너 선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기록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10대 항만 중 7곳이 위치한 중국의 부상은 해양 강국으로서 영국의 역사적 위상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펠릭스토 항만은 최근 몇 년간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2022년에는 임금 인상 요구 파업이 8일간 진행되기도 했다.

또한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항만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해 긴 트럭 행렬이 이어졌고, 결국 정부가 개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같은 해에는 펠릭스토 항만이 NHS에서 사용 불가 판정을 받은 수천 개의 개인 보호 장비(PPE) 컨테이너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펠릭스토 항만은 런던 게이트웨이와 같은 신흥 경쟁 항만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 런던 게이트웨이는 수도와 더 가깝다는 이점과 함께 소유주인 두바이 기반 항만 대기업 DP 월드로부터 수십억 파운드의 투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폰테 가문이 펠릭스토 항만을 과거의 영광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