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제한 풀리자 남획...어민들 "생계 막막"
NOAA 예산 삭감, 어족 자원 관리 '빨간불'
'NOAA 예산 삭감, 어족 자원 관리 '빨간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동결 조치가 미국 어업에 혼란을 야기하며, 3200억 달러(약 469조4400억 원) 규모의 산업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대서양에서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어민들은 남획과 어획 시즌 지연으로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동결은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어획량 할당 및 어획 시즌 개시 결정에 차질을 빚게 해, 일부 동부 연안 대구 및 해덕 어업 선단의 어획 시즌 시작을 지연시키고 대서양 참다랑어 남획을 초래했다.
◇ 규제 동결, 어업 관리 시스템 '마비'
미국 어업은 연방정부 기관인 NOAA에 의존해 연안 어업을 관리한다. 1976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NOAA 산하 국립해양수산청(NMFS)은 연방정부 과학자 및 지역 어부들과 협의하여 45개 어종에 대한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어획 할당량을 설정하며, 어획 시즌 시작 및 종료를 결정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발표한 60일간의 규제 동결 선언은 이러한 절차를 중단시켜 주요 회의를 지연시키고 새로운 규칙 발표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 여파로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역에서는 대서양 참다랑어가 남획되었으며, 매사추세츠주 의원, 업계 단체, 연방정부 직원들은 이 때문에 올여름 참다랑어가 북쪽으로 이동할 때 뉴욕 및 뉴잉글랜드 어부들의 어획 할당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단체인 메인주 연안 어부 협회(Maine Coast Fishermen's Association)의 벤 마튼스 전무이사는 "현재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많은 혼란이 있다"며 "어부들로부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 NOAA 예산 삭감, 어업 데이터 확보 '비상'
로드아일랜드주 포인트 주디스에서는 NOAA 예산 삭감으로 주요 어업 데이터 및 연구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행정 지원 직원, 어류 생물학자, 어업 관리 전문가 등 163명의 수습 직원(NOAA 어업 관련 인력의 약 5%)이 해고되기도 했다.
NOAA는 규제 동결 사실을 확인했지만, 경영 및 인사 문제에 대한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NOAA 대변인 레이첼 헤이거는 "NOAA 수산청은 '검토 보류 중인 규제 동결'에 관한 대통령 각서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동결이 해제된 후 새로운 규정이 발표될 수 있더라도, 어획 시즌 개시 지연은 업계, 특히 이동성 어종에 의존하거나 소형 선박을 운영하는 어부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전국 상업 어부 및 단체에 자문을 제공하는 호마러스 스트래티지스(Homarus Strategies)의 노아 오펜하임 대표는 "어획 기회의 창이 좁아지거나 크게 바뀌면 어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어업 없이는 생계도 없다"...어민들 절규
1990년부터 로드아일랜드 연안에서 오징어와 기타 어종을 잡아온 어부 존 에인스워스는 "오징어 어업을 관리하는 연방 관리자들이 대폭 감축될 예정인데, 그들이 없으면 어획 시즌이 언제 시작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할당량 중 얼마나 잡혔는지 언제 결정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자문 그룹인 뉴잉글랜드 어업 관리 위원회(New England Fishery Management Council)에 따르면, 규제 절차 지연으로 인해 일부 뉴잉글랜드 어업은 늦게 시작될 전망이다. 메인주 연안 어부 협회의 마튼스 전무는 NOAA나 상무부 장관이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구, 해덕, 넙치 등을 포함하는 4100만 달러(약 601억5930만 원) 규모의 북동부 저서 어업(底棲 漁業)은 전통적인 5월 1일 개시일을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4억 달러(약 5869억 원) 규모의 뉴잉글랜드 가리비 산업의 일부도 4월 1일에 부분적으로만 개방될 예정이다.
알래스카 장기 연승 어부 협회(Alaska Longline Fishermen's Association)의 린다 벤켄 전무이사는 어획 시즌 개시가 지연되면 어부들의 어획 시간이 줄어들고, 선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시장에 보낼 어획량이 줄어든다며, "어업이 없으면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NOAA 직원 한 명은 태평양 연안 연어 어획 시즌 준비도 어업 관리 위원회 회의 중단으로 인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드아일랜드 연안의 블록 아일랜드에서 전세 낚시 가이드이자 식당 주인인 크리스토퍼 윌리는 "NOAA가 이러한 할당량을 유지하고 규제하며 어족 자원 평가를 통해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무법천지가 되어 기존 어족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