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팔자가 상팔자?"...140달러짜리 장례식은 기본, 프리미엄 헬스케어 '눈길'
"우리 애는 사람 나이로 100살"...반려동물 노령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우리 애는 사람 나이로 100살"...반려동물 노령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에서 지난해 중국의 반려동물 지출액이 420억 달러(약 61조 6392억 원)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고 전했다.
상하이 교외의 한 이동식 화장시설에서는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특별한 장례식이 치러진다. 사체는 중국에서 전통적인 애도의 색인 흰색 꽃다발 앞에 놓인 후, 특별히 설계된 벽돌 화장로로 옮겨진다. 화장 후 유골은 유골함, 불상, 주인이 선택한 사진 등으로 채워진 별도의 공간에 보관된다.
140달러(약 20만 5464원)가 넘는 고가의 장례식부터 전문 영양 관리, 첨단 진단 도구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노령화 추세에 발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부문 데이터 회사인 베이징 파이두(Beijing Paidu)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펫키트(PetKit)의 궈웨이커(Guo Weike)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세대 반려동물이 늙어가고 있어 미래 소비는 모두 반려동물 건강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펫키트는 자동 급식·배변 장치에서 나아가, 반려동물 진단 및 검사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의 반려동물 수는 도시화, 규제 완화, 가처분 소득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었다. 낮은 출산율로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유아용 분유 시장 규모에 육박할 정도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의 추정치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 수가 유아 수를 넘어섰다.
아이리서치(iResearch)의 2021년 보고서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많은 수의 개가 노령(8세 이상)에 접어들고, 2023년부터 2029년까지 많은 고양이가 노령(10세 이상)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5년에는 노령견과 노령묘가 총 5000만 마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두(Chengdu)의 수의사 장창리(Zhang Changli)는 "10년 전에는 치료하는 동물의 70~80%가 어렸지만, 지금은 약 40%가 중년 또는 노령"이라며,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가 "비 온 뒤 버섯처럼 생겨났다"고 전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 실크 이니셔티브(Silk Initiative)의 에릭 린(Eric Lin) 이사는 "기업들이 노령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을 전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반려동물 사료 시장이 2030년까지 120억 달러(약 17조 611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이 시장을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재 부문" 중 하나로 꼽았다.
린 이사는 "반려동물의 품종을 보면, 그 동물의 나이를 거의 짐작할 수 있다. 그 시기에 모든 사람들이 그 품종을 키우기 때문"이라며 2018년 코기(corgi) 열풍을 예로 들었다.
그는 "반려동물 장례식이 '갑자기' 인기를 얻게 되었고, 과거에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죽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50~60대는 아마도 반려동물 장례식에 돈을 쓰지 않겠지만, 젊은 세대는 쓸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한 첫 세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장시(Jiangxi)성 난창(Nanchang)시에 사는 30세 출판업자 장쯔웨(Jiang Ziyue)는 열 일곱 살 된 개를 키우고 있다. 그는 "사람으로 치면 100살"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