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싱가포르·일본 등 핵심 시장 관계 강화...한미 FTA '무관세' 활용 美 서부 경유 수출 943만 배럴 급증

24일(현지시각) 주요 정유사 및 트레이딩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등 핵심 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정유사의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정제 마진과 아시아 석유 제품 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중국의 수요 회복 속도와 러시아의 공급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유사들은 기존 주요 고객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수익성 있는 수출 시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석유공사(KNO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석유 제품 수출에서 호주가 1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싱가포르(14.7%), 일본(12.8%), 미국(11.9%), 중국(9.7%) 순이었다.
◇ 정유사별 수출 전략, 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 중심으로 재편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들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헬레닉 쉬핑은 분석했다. 중동발 공급 차질과 유럽의 수요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아시아-오세아니아 고객 중심의 전략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유 제품의 약 60%를 수출하며, 이 중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안정적인 수요와 함께 물류적인 이점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S-Oil 관계자는 회사 IR 자료를 인용, "2023년 정유 제품 생산량의 58%를 수출했으며, 호주(29%), 일본(19%), 싱가포르(12%)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았다"고 전했다.
현대오일뱅크 대변인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49%를 수출에서 거뒀으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이 수출량의 6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 핵심 고객들과의 장기 계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한미 FTA 활용한 미국 서부 시장 공략 '가속화'
주요 아시아 정유사들은 중동발 공급 차질과 유럽의 수요 증가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정유사들은 한미 FTA를 지렛대로 삼아 미국 서부 해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 경유 및 항공유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석유협회(KPA)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산 석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이는 복잡한 국제 무역 분쟁 속에서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확실한 이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경유 수출량은 943만 배럴로, 2022년(493만 배럴)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한미 FTA 무관세 혜택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정유사들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 중심 수출 전략과 한미 FTA를 활용한 미국 시장 공략이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서부 해안의 정제 설비 부족 현상을 겨냥한 틈새시장 공략은 한국 정유사들의 수출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