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외교에 미칠 영향 우려... "억만장자 3명의 어머니" 글로벌 영향력 확대

와이어드(WIRED)가 지난 20일(현지시각) 보도한 심층 분석에 따르면, 메이 머스크의 국제적 활동은 단순한 유명인사의 행보를 넘어 '소프트 파워' 외교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와이어드 팟캐스트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에서 마이클 칼로어 와이어드 소비자 기술·문화 담당 이사, 로렌 구드 와이어드 선임 작가, 조이 쉬퍼 와이어드 비즈니스·산업 담당 이사는 메이 머스크(74)의 국제 활동이 미국 외교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메이 머스크는 모델, 영양사, 작가로 활동하며 인스타그램에서 약 150만 명, X(구 트위터)에서 14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그녀는 최근 자신을 소개할 때 "억만장자 3명의 어머니"라고 표현하며 자녀들의 성공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녀는 2022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에디션 표지에 등장한 최고령 여성 모델로 기록됐으며, 이후 이 기록은 81세의 마사 스튜어트에게 넘어갔다.
로렌 구드 기자는 "메이는 2019년 출간한 자신의 책 '어 우먼 메이크스 어 플랜(A Woman Makes a Plan)'이 특히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내 '은발의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했다"며 "중국에서 메이크업, 마사지기,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의 홍보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메이 머스크의 국제 활동에 대한 우려는 그녀의 아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부상한 시점에서 비롯된다. 특히 그녀가 테슬라의 주요 시장인 중국을 빈번히 방문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조이 쉬퍼 와이어드 비즈니스 담당 이사는 "중국은 테슬라 차량의 거대한 시장으로, 테슬라의 가장 큰 생산 공장은 상하이에 있다"며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판매량의 약 37%인 657,000대 이상이 중국 고객에게 인도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메이 머스크는 2024년 말에만 적어도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그녀는 방문 후 소셜 미디어에 "중국은 도로, 터널, 건물, 인프라, 항구 등에서 매우 발전했다. 방문할 때마다 항상 깊은 인상을 받는다"고 남겼다.
쉬퍼 기자는 "우리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 특히 AI 관련 분야에서 일부에서는 '냉전'이라 부를 정도로 민감한 시점에 있다"며 "외국 정부가 메이 머스크를 일론과 가까워지기 위한 수단으로,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안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쉬퍼 기자는 "그녀가 최근 에어 포스 원에 탑승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중국 방문 중 그녀의 통신 기기가 해킹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 측근과 가까운 인물이 해외여행을 할 경우 엄격한 배경 조사와 보안 절차가 적용되지만, 메이 머스크의 경우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메이 머스크의 활동 범위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녀는 최근 카자흐스탄과 UAE에서도 연설하고 자신의 책을 홍보했다. 특히 지난 1월 두바이에서는 "내가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포함한 세 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키웠는가"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로렌 구드 기자는 메이 머스크를 '크리스 제너'에 비유하며 "그녀는 자녀들의 경력을 적극 지지하며 보호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메이 머스크는 아들 일론을 공개적으로 변호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쉬퍼 기자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관련 고위급 회의에 메이 머스크가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며 "일론에 대한 비판자들에게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일론 머스크가 특정 제스처를 취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을 때도, 메이는 해당 보도에 대해 CNN을 고소하겠다고 공개 발언했다.
구드 기자는 "메이 머스크와 중국 간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이러한 관계가 미국의 외교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