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부터 우크라이나까지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국내 지지 얻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6일(현지시각) 트럼프의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강압적 리더십에 저항하여 작구의 안보와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요 국가들의 지도자들의 성원이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심층 보도했다.
캐나다 집권 자유당은 다가오는 4월 28일 선거에서 굴욕적인 패배가 예상됐으나, 트럼프의 등장과 그의 관세 위협에 맞서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전 영란은행 총재이자 현 캐나다 총리인 마크 카니는 "미국이 우리를 소유할 수 있도록 우리를 망가뜨리고 싶어한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강한 캐나다" 슬로건을 내세웠다.
로마 국제문제연구소 나탈리 토치 소장은 FT에 "당신에게는 체제를 부수고 있는 이 깡패가 있다. 이 지도자들은 반지에 키스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일어서서 정중하게 '아니오'라고 말하며, 유권자들은 그들이 식민지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FT가 인용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자신의 기술관료적 경험과 정치적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보수당 야당 지도자인 피에르 풀리에브르를 앞서게 됐다. 지난 1월 초 24%포인트 차이로 뒤지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캐나다인의 43%는 카니가 트럼프에 맞서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으며, 34%만이 풀리에브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 주요국 지도자들의 구체적 지지율 변화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의 카르텔 군사 행동 위협과 멕시코 수출품에 대한 관세 압박에 냉철하게 대응해 찬사를 받았다. 엘 피난시에로 신문에 따르면, 셰인바움의 이미 높았던 지지율은 85%까지 치솟았다.
여론조사 기관 파라메트리아의 프란시스코 아분디스는 "셰인바움의 접근 방식은 그녀를 강화하고 강한 성격을 가진 사람의 이미지를 준다"고 FT에 밝혔다. 컨설팅 회사 인테그랄리아의 카를로스 라미레스는 "트럼프는 실적이 저조한 경제를 정당화하는 데 있어 신의 선물"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격한 이후 국민들이 결집했다. 키예프 국제사회학연구소의 안톤 흐루셰프스키는 "트럼프의 발언은 불공평하고, 뒤를 찌르는 것이며,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이라기보다는 나라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으로 여겨졌다"고 FT에 말했다. 그 결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체 지지율은 67%로 치솟았으며, 순 지지율은 38%로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 방문에서 트럼프에 대한 아첨과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차관으로만 지원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외교적 노하우를 과시했다. 엘라베 조사에 따르면 마크롱에 대한 신뢰도는 2월에 3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최근 조사에서 6%포인트 상승한 27%를 기록했다. 마크롱의 전반적 인기는 여전히 낮지만, 이는 지난여름 파리 올림픽 이후 유사한 수준이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달 워싱턴 방문에서 트럼프에게 "믿을 수 없는" 두 번째 국빈 방문을 제안한 찰스 국왕의 편지를 전달하며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FT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에 대한 지지가 두 자릿수 상승을 보였고, 심지어 우파 언론도 이번 주가 총리의 최고의 주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총리직 시작 이후 스타머의 순 지지율(지지하는 비율에서 지지하지 않는 비율을 뺀 값)은 급격히 하락해 최저 -40%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트럼프 취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스타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긍정적 평가보다 40%포인트 더 높았음을 의미한다. 다만, 그의 지지율은 여전히 부정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다.
동유럽에서는 반응이 다소 달랐다. 전 리투아니아 외무부 장관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는 "우리는 동유럽에서 트럼프의 돌풍을 못 봤다. 우리의 안보가 미국과 나토의 연대에 너무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미국을 비판하는 것을 더 꺼리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의 안보 보증인이 우리의 적들과 다시 협력하는 동안 겁에 질린 침묵이 들렸다"고 FT에 언급했다.
FT가 인용한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이후 멕시코 셰인바움 대통령이 가장 큰 지지율 상승을 경험했으며, 그 뒤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캐나다의 카니, 영국 스타머, 프랑스 마크롱 순으로 지지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FT는 이러한 인기 상승이 단기적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실제로 파괴적인 관세를 부과하거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경우, 경제와 안보에 대한 피해로 여론조사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