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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해제 시 러시아 LNG 수출량 최대 1640만 톤 증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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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해제 시 러시아 LNG 수출량 최대 1640만 톤 증가 가능

휴전 논의 속 러시아 LNG 산업 제재 완화 가능성 높아져
액화 천연 가스 (LNG) 유조선이 일본 도쿄 동쪽 훗쓰의 화력 발전소를 향해 당겨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액화 천연 가스 (LNG) 유조선이 일본 도쿄 동쪽 훗쓰의 화력 발전소를 향해 당겨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에너지 인텔리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를 진전시키면서 러시아 LNG 산업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러시아 LNG 산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경우, 북극 LNG 2 프로젝트의 첫 열차 가동과 포르토바야·비소츠크 LNG 시설 재가동으로 러시아의 LNG 공급량이 단기적으로 연간 880만~1640만 톤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3500만 톤에 약간 못 미치는 LNG를 수출했으며, 지난 21일 세르게이 치빌레프 에너지 장관은 2035년까지 연간 1억 톤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러시아가 세웠던 2030년까지 연간 1억 톤 생산 목표보다 5년 늦춰진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LNG 산업을 제재 완화의 우선 후보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다. 이는 러시아의 가스 수출 다변화 계획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재 완화는 "에너지 지배" 의제의 일환으로 미국 자체의 LNG 수출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 북극 LNG 2, 단기 공급 증가의 핵심 요인

북극 LNG 2는 미국이 지난해 11월 블랙리스트에 올린 노바텍이 통제하는 프로젝트로, 단기적으로 러시아 LNG 공급 증가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연간 1320만 톤 용량의 두 열차를 건설했으나 구매자를 찾지 못해 현재 유휴 상태다.

첫 번째 660만 톤 규모의 열차는 지난해 12월 진수됐으나 기술적 문제로 지난해 10월 중순 LNG 생산을 중단했다. 두 번째 열차도 지난해 건조됐으나 시운전 완료 여부는 불분명하다.

미국의 제재가 해제되면 북극 LNG 2의 세 번째 열차 건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계획된 연간 1980만 톤으로 발전소 용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 열차 건설은 지난 2022EU 기술 제재로 인해 이미 차질을 빚어 당초 계획인 2026년보다 늦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유조선 가용성과 소규모 시설의 재가동

유조선 가용성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북극 LNG 2는 현재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올린 9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발전소 두 열차의 모든 LNG를 운송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노바텍 CEO 레오니드 미켈슨은 이 공장에 연간 100만 톤 용량당 1척의 얼음 등급 유조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러시아에 15, 한국에 6척 등 총 21척의 유조선이 발주됐으며,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는 아이스급 유조선 3척을 거의 완성했으나 두 번째 열차의 최대 용량 수출을 지원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제재 완화로 외국 기술 파트너의 복귀가 허용된다면 즈베즈다의 추가 유조선 건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의 제재로 인해 즈베즈다와 한국 삼성중공업 간 선박 건조 계약 중단을 들러싼 중재 분쟁, 한국의 대러시아 제재, EU 기술 제재 등이 협상 일정을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은 지난 1월 러시아에서 가동 중인 LNG 공장인 가즈프롬의 150만 톤급 포르토바야 LNG와 노바텍의 66만 톤급 크료가스 비소츠크에 대한 제재를 가했으며, 이로 인해 두 시설 모두 지난달 수출을 중단했다.

비소츠크는 유조선에 대한 미국이나 EU 제재가 없어 미국의 제재가 해제되면 신속하게 운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설에서 공급되는 LNG는 제재 이전에 주로 벨기에 제브뤼헤로 수출됐다.

반면 포르토바야의 경우 미국이 지난 1월 러시아 선주 소브콤플로트의 핵심 유조선 두 척인 프스코프호와 벨리키 노브고로드호(현재 각각 펄호와 발레라호로 개명)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더 복잡한 상황이다. 이러한 제재는 유조선이 중국과 비EU 터키에 대한 운송을 재개하려면 해제되어야 하며, EU에 재수출하려면 2024년 중반에 부과된 소브콤플로트에 대한 EU 제재를 제거하는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재 완화가 러시아 개발자들이 서방 금융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은 "우호적인" 국가의 유조선 및 수령 터미널을 포함한 통합 공급망에 투자할 필요성을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러시아 LNG 산업에 대한 제재 완화는 북극 LNG 2 프로젝트의 열차 가동, 포르토바야와 비소츠크 시설 재가동으로 단기적으로 러시아의 LNG 공급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완전한 수출 재개를 위해서는 유럽의 별도 제재와 LNG 유조선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및 EU의 제재가 모두 해제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