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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안 '500만 달러 골드카드' 세금 면제 실현 불투명... "의회 승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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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안 '500만 달러 골드카드' 세금 면제 실현 불투명... "의회 승인 필요"

투자와 기부 설명 혼선... 현행 이민프로그램 EB-5와 관계도 모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2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날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2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날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500만 달러(73억 원) 골드카드 비자가 글로벌 부유층에게 미국 세금 면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6일 배런스(Barron's)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골드카드 비자 제안은 실제 시행을 위해 의회의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워싱턴 게이니 로 그룹(Ganey Law Group)의 창립 파트너인 조지 게이니(George Ganey)"트럼프가 골드카드는 의회 승인이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개인이 세금 목적상 미국 거주자로 간주되지 않도록 면제하려면 오직 의회만이 내국세법을 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이니는 또한 의회가 "이민 및 국적법을 개정하여 골드카드 소지자와 그들의 배우자 및 부양 자녀가 미국에 와서 일자리를 구하고 합법적인 영주권을 취득하는 길을 추구하는 동안 원하는 기간 동안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의회 법률 개정 필수, 정치적 지원 확보 어려워

골드카드 시행을 위해서는 의회가 이민법과 내국세법(Internal Revenue Code)을 모두 수정해야 한다. 트럼프에 따르면 골드카드 소지자는 미국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하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는 면세 혜택을 받게 된다. 이는 미국 시민, 영주권 소지자 또는 미국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비자 소지자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혜택이다.

게이니는 "의회는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이러한 법률을 수정할 수 있으나, 고액 자산가들의 미국 이민 옵션 구매를 허용하고 골드카드 소지자를 미국 시민 및 영주권 소지자와 다르게 과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치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 변호사 데이비드 레스페란스(David Lesperance)는 더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의회 상하 양원에서 그러한 세법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충분한 수의 표가 결코 없을 것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 비현실적인 수익 전망, 현행 EB-5와의 관계 불분명

현재 미국은 EB-5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이는 농촌 지역이나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 최소 80만 달러(117000만 원)를 투자하고 최소 1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프로그램은 2022년 사기 및 남용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개정되었으며 2027년까지 유효하다.

이민 변호사 레스페란스에 따르면, EB-5 프로그램은 2027년에 만료되기 전에 개정하거나 폐기하려면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골드카드와 EB-5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4일 의회 합동회의에서 자신의 행정부가 골드카드 개념을 "매우 자세하게" 개발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은 지난 227"우리는 EB-5 계약을 500만 달러 투자로 수정할 것"이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가 '투자'가 아닌 '기부'라고 표현해온 것과 상충된다.

◇ 현실적 수요는 제한적, 트럼프의 수조 달러 기대와 대조

국제 조세 및 해외 개인 고객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멜빈 워쇼(Melvin Warshaw)에 따르면, 현재 EB-5 프로그램은 연간 약 1만 명이 미국으로 이민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승인된 신청자의 7%를 넘지 않아야 하며 한 해에 한 국가 출신이어야 한다. 워쇼는 "현재 EB-5 프로그램을 통해 영주권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의 98.5%가 중국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민 전문 회사인 헨리 앤 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개인 고객 그룹 책임자인 도미닉 볼렉(Dominic Volek)은 "부유한 개인들은 보통 자신의 유동 순자산의 약 10%만 투자 이민 프로그램에 지출하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500만 달러 프로그램은 순자산이 5천만 달러(675억 원) 이상인 소수층에게만 매력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볼렉은 "전 세계에는 그런 사람들이 30만 명 미만이며, 이들 중 대다수는 이미 미국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발급되는 카드는 몇 천 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또한 거대 기술 기업들이 "해외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골드카드를 구매할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게이니는 이를 "회사들이 제공하기를 원할 수도 있고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는 값비싼 사이닝 보너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도를 통해 "100만 건을 판매하면 5조 달러(73315000억 원)이 된다"고 주장한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