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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3100% 상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세계 최고 실적' 방산주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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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3100% 상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세계 최고 실적' 방산주 등극

유럽·호주 중심 K9 자주포 등 수요 폭발...트럼프 정책 영향으로 미국 방산주 주춤
2023년 10월 16일 대한민국 성남에서 개최되는 2023 서울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ADEX)에서 한화항공우주 부스에 군용 모형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0월 16일 대한민국 성남에서 개최되는 2023 서울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ADEX)에서 한화항공우주 부스에 군용 모형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방위 산업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고 실적의 방산주로 부상했다.

지난 28(현지시각) 유라시안타임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지난 5년간 3100%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해 175% 이상, 지난달에는 7% 이상 상승해 블룸버그 월드 지수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방산주가 됐다고 보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지난해 1230일 기준 326500원에서 지난 18764000원으로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가치가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물론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의 선전은 아니다. 글로벌 방산 산업의 호황으로 여타 기업들도 선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로템도 같은 기간 49700원에서 115700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독일 방위 산업체 라인메탈 역시 같은 기간 614유로에서 1445유로로 가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은 연초 이후 거의 두 배인 약 73조 원에 달했다. 더제이자산운용의 최광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우리는 신냉전의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무기에 대한 수요가 지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라시안타임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8320억 달러(1224조 원) 규모의 유럽 재무장 프로그램,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이스라엘의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과의 전쟁이 전례 없는 방위 랠리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적인 행동으로 필리핀, 호주, 대만과 같은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방산주 강세 속에서도 미국 방산주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미국의 대표적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지난해 1230일 미화 483달러에서 지난 24일 미화 435달러로 올해 약 10% 하락했다. 세계무기수출의 43%를 차지하는 미국 최대 방산업체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보잉도 F-47 개발 계약을 따냈음에도 주가는 같은 기간 미화 176.5달러에서 181달러로 정체됐다.

유라시안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안보에 대한 발언, 러시아에 대한 부드러운 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국방 원조 일시 중단 결정, 캐나다와 그린란드 합병 위협이 미국 방산주의 예상보다 약한 실적에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캐나다와 포르투갈 같은 나라들은 F-35 전투기 주문을 재고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라팔을 미국 전투기의 대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판 록히드 마틴 부상... 생산 속도·가격 경쟁력 무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368(K9A1 K9PL 변형 포함)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7년까지 인도가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호주 육군에는 지난 3AS9 155mm/52구경 궤도 자주포 2문과 AS10 장갑 탄약 재보급차 1대를 공급했다. 한화는 2021년 체결된 10억 호주달러(9251억 원) 규모의 계약에 따라 향후 3년간 호주에 28대의 AS9 자주포와 14대의 AS10 장갑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비록 금융감독원 심사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최근 국내외 생산을 늘리고 증가하는 국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36000억 원을 조달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리는 왜 한국 무기를 샀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한국 파트너들이 몇 달 안에 고품질 무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최근 나토(NATO) 방문 시 밝혔다.

K9 자주포는 한화의 주력 제품으로 터키와 이집트를 포함한 11개국에서 1800대 이상이 운영되고 있으며, 전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이 자주포는 약 180일 만에 조립이 가능해 경쟁사보다 2-3배 빠르고, 단가도 약 350만 달러(51억 원)로 서양 대안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외에도, K30 하이브리드 BiHo 건 미사일 시스템, 레드백 보병전투차량(IFV), 천무 다구경 로켓포 시스템, 아리온-SMET 무인 지상 차량(UGV) 등 다양한 첨단 군사 플랫폼을 제조하고 있다.

또한, 항공우주 및 항공 기술 분야에서도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폴란드,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된 FA-50 T-50 전투기에 중요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50년 동안 1만 개 이상의 항공기 엔진을 생산했으며, 한국의 주요 유틸리티 헬리콥터인 KUH 수리온의 자체 엔진도 제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시스템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212월 한국우주발사체(KSLV) 사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스템 통합업체로 선정되었으며, 2023년에는 KSLV-II 로켓의 성공적인 세 번째 발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향후 2027년까지 우주선 4호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이정표를 달성했다. 지난해 총 매출은 112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0% 급증한 172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방위산업체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수출은 4조4000억 원으로 국내 매출 4조 원을 넘어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국 전쟁 중이던 1952년에 설립된 한화는 화약 제조업체로 시작해 현재 한국, 미국, 독일, 호주, 베트남에 제조 시설을 갖춘 글로벌 방위 산업체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1억 달러에 매입했으며, 미 해군과 선박 정비·수리·정비(MRO) 계약을 따내는 등 미국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