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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세 9달러 내는 외국인 3명 중 1명뿐... 발리, 633만 관광객 속 '낙원' 지키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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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세 9달러 내는 외국인 3명 중 1명뿐... 발리, 633만 관광객 속 '낙원' 지키기 비상

관광객 20% 급증에 법규위반 단속 강화... 650만 목표 vs 환경보존 '딜레마'
인도네시아 발리 바둥에서 관광객들이 해변을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발리 바둥에서 관광객들이 해변을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 발리가 '관광 낙원'의 명성과 자연환경 보존 사이에서 100년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타임지는 지난 29(현지시간) 발리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 관광세 징수와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근본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리는 지난해 633만 명의 해외 방문객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최고치인 628만 명을 넘어섰다. 해외 관광객은 전체 방문객의 절반에 육박하며, 2023년 대비 20% 급증했다. 하지만 발리에 도입된 9달러(13000) 관광세를 실제로 납부하는 외국인은 3명 중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이번 주 초 관광세 집행을 강화하고 여권에 포함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황이 변함에 따라 우리는 적응해야 한다"라고 코스터 주지사는 발리 새해를 앞둔 329일 발표에서 밝혔다. 발리의 새해는 '냐피(Nyepi)'라고 불리며, 힌두력(힌두 달력)에 따라 매년 날짜가 다르다. 보통 3월 중순에서 4월 초 사이에 있다.

관광세 납부율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 세금으로 발리는 3,180억 인도네시아 루피아(283억 원)을 벌어들였다. 코스터 주지사는 앞으로 관광세를 납부하지 않는 관광객은 관광 명소에 입장할 수 없게 되며, 규칙을 위반하면 벌금, 징역 또는 추방과 같은 법적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발리 경찰은 미국인 34명을 포함해 외국인 226명을 기소한 바 있다.
◇ 낙원의 '딜레마'... GDP 60% 차지하는 관광업, 환경파괴 초래

인구 440만 명의 발리에서 관광업은 지역 국내총생산(GDP)60-7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전체 GDP의 약 5%를 차지하는 국가 관광 부문보다 훨씬 높다.

발리 관광청장 촉 바구스 페마윤은 올해 650만 명의 외국인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설정했지만, 동시에 이 목표가 이미 과잉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발리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제 우리는 관광객 관리를 위한 규제를 실제로 시행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규칙은 이미 있으니 이제는 이를 제대로 시행하고 유관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일만 남았다"라고 페마윤 청장은 강조했다.

발리의 관광 딜레마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4년 미국 모험가 앙드레 루즈벨트(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사촌)는 발리를 "마지막 낙원"이라고 부르며 미국인의 여행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1930년에 서양 관광객의 "침략"으로 인한 발리의 "파괴"를 우려하며 "모든 관광객에게 인두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그 폐해는 지금도 여전하다. 제멋대로인 관광객들은 교통 체증을 일으키고, 지역 사회 감성을 상하게 하며, 환경을 파괴하고, 성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우려 사항 중 하나는 발리가 값싼 관광지로 팔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페마윤 청장은 지난해 채널 뉴스 아시아(CNA)에 말했다.

인도네시아 상원의원이자 발리 출신인 닐루 젤란틱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외국인들이 인도네시아를 '황량한 서부처럼' 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인도네시아의 부패 이미지(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서 180개국 중 99)가 발리에서의 지속적인 무질서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는 과잉 개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일부 지역의 신규 호텔 건설을 중단했으며, 코스터 주지사는 2023년에 2025년부터 2125년까지의 발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처음으로 과잉관광의 영향을 공식 인정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 장관 산디아가 우노는 지난해 9"우리는 관광객들이 공공의 적이 된 바르셀로나와 같은 상황을 피해야 한다"며 관광객이 10% 증가하면 지역 불만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미 방문객은 20% 급증했고, 일부에서는 올해 650만 명 목표와 과잉관광 문제 해결이 양립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발리 한계 관광 행위자 연합의 회장 와얀 푸스파 네가라는 지난 2월 현지 뉴스 기관 발리 선과의 인터뷰에서 "발리는 목적지와 인적 자원의 질을 강화함으로써 양질의 관광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3년 발리를 방문한 한국 관광객은 총 236,030명으로, 이는 발리의 외국인 관광객 중 7번째였고 2024년에도 이 추세는 유지되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