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독일, 철도 지연율 37.5% 기록...2030년까지 인프라 현대화에 1500억 유로 필요

글로벌이코노믹

독일, 철도 지연율 37.5% 기록...2030년까지 인프라 현대화에 1500억 유로 필요

도이치반, 역대 최악 정시율과 326억 유로 부채로 '총체적 위기'
독일 철도회사 도이치 반(DBN)이 노후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철도회사 도이치 반(DBN)이 노후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
독일 철도 시스템이 만성적인 지연과 노후화된 인프라로 신뢰성을 잃고 있다.

독일 국영방송 DW의 지난 28(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독일 국영 철도회사 도이치반(Deutsche Bahn)은 지난해 장거리 열차 정시 도착률이 62.5%에 그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통계에는 취소된 열차나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열차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도이치반의 리처드 루츠(Richard Lutz) 최고경영자(CEO)는 베를린에서 열린 2024년 연례 보고서 발표에서 "도이치반은 지난 30년 동안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핵심 영역에서 우리가 계획한 것과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열차 지연으로 도이치반은 지난해 승객 보상금으로 약 2억 유로(3187억 원)을 지출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약 7000만 유로(1115억 원)이 증가한 수치다.
재정 상황도 악화일로다. 도이치반은 202327억 유로(4302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독일 연방정부가 유지보수 비용으로 18억 유로를 지원해 손실이 33000만 유로로 감소했지만, 회사의 총 부채는 326억 유로(519400억 원)에 달한다.

40개 주요 노선 현대화...첫 구간 공사에 15억 유로 투입


독일 철도망은 1835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약 33,500km의 선로를 보유하고 있다. 루츠 CEO는 노후화된 인프라를 도이치반의 핵심 "약점"으로 지목하며 "오류가 발생하기 쉽고 오래된 인프라에서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선로와 신호 시스템은 19세기에 건설된 것으로, 심각한 마모로 인해 고장과 운행 중단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도이치반은 2023년 수리에 역대 최대인 76억 유로(12조 원)을 투자했으나, 대부분의 시스템이 너무 노후화되어 디지털 제어 기술 도입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이치반은 2030년까지 약 4,200km에 이르는 40개 주요 노선을 현대화하는 대규모 계획을 추진 중이다. 첫 번째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만하임까지 이어지는 70km 길이의 '리드반(Riedbahn)' 구간이 완공됐다. 이 공사에는 예상보다 15% 높은 약 15억 유로(23900억 원)이 투입됐으며, 5개월간 노선을 완전히 폐쇄하고 레일과 선로 밸러스트, 152개의 스위치, 140km의 가공선을 교체했다. 또한, 20개 역사의 신호 기술과 소음 방지 시설도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는 함부르크와 베를린 사이 약 280km 구간이 8월부터 9개월간 폐쇄될 예정이다. 하루 3만 명의 승객과 230개의 지역, 장거리 및 화물 열차가 이용하는 이 노선의 공사 비용은 22억 유로(35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공사 기간 중 우회로를 이용할 경우 여행 시간이 1시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루츠 CEO는 철도망 재구조화, 확장 및 디지털화를 위해 총 1500억 유로(239조 원)가 필요하며, 이는 2030년까지 진행 중인 리노베이션에 이미 계획된 500억 유로(796000억 원) 이상에 추가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연립정부가 최근 발표한 5000억 유로(7967000억 원) 규모의 국방과 인프라 지출을 위한 부채 조달 재정 패키지가 상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율적인 인프라의 사회적 중요성은 엄청나다"라고 루츠 CEO는 강조하며, "독일의 신뢰성과 회복력은 특히 유럽의 안보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유럽의 심장부에 있는 경유 국가로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도이치반이 독일 전역의 군사 장비 운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