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와, 세계 최초 미노무시 실용화 성공...스포츠 넘어 산업계 판도 변화 예고
요넥스 테니스 라켓 첫선, "부드러운 타구감" 호평...항공우주·방탄복 등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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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무시'는 '털벌레'라고도 불리는 곤충이다. 나방의 유충으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나뭇가지나 잎 등으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집의 형태가 마치 작은 주머니나 고치처럼 생겼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작은 벌레가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 '털벌레' 또는 '미노무시'라고 불린다.
◇ 거미줄을 압도하는 '꿈의 섬유' 선봬
아사누마 아키무네 고와 미래사업기획실장은 "자연계 최강으로 여겨져온 거미줄보다 몇 배나 강도가 높다는 것을 알고, 산업화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미노무시 섬유는 강인함, 파단(破斷) 강도, 탄성률 등 모든 면에서 거미줄을 능가하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튼튼함을 나타내는 강인함은 거미줄 대비 2.3배, 파단 강도는 1.8배, 탄성률은 2.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스포츠용품 시작으로 산업 전반에 혁신 예고
고와는 미노무시 섬유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섬유 강화 플라스틱과의 뛰어난 호환성과 내열성을 바탕으로 항공·우주 산업은 물론, 극한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방탄조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내각부의 '혁신적 연구개발 추진 프로그램(ImPACT)' 역시 고기능 소재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미노무시 섬유의 밝은 미래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놀라운 발견의 뒤에는 한 연구자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노력이 있었다.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요시오카 다이요 상급연구원은 "미노무시의 실이 매달고 있는 주머니[蓑]와 그 안의 유충은 거미보다 무겁다. 그 독특한 구조에 대한 궁금증이 연구의 시작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화학섬유를 대체할 강력한 실크를 찾고자 2015년 여름부터 3개월간 끈질기게 야생을 탐색한 끝에 마침내 미노무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요시오카 연구원은 미노무시 생태에 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한 결과 마침내 세계 최초로 미노무시 실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연구 과정에서 X선 구조 해석을 통해 미노무시 실 내부의 정교한 분자 구조를 확인한 요시오카 연구원은 "그 질서 정연하고 아름다운 계층 구조를 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고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그는 "누에 실크와는 확연히 다른, 강인함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소재 개발이라는 특명을 받은 고와의 아사누마 실장은 요시오카 연구원의 상사인 가메다 쓰네노리 그룹장에게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놀라운 실을 만드는 곤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흥미로운 연구에 동참하게 됐다.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협력을 통해 탄생한 미노무시 섬유가 앞으로 어떤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