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과 물밑 접촉...1650억 달러 투자에도 불안감 여전
미·중 반도체 갈등 속 대만 기업의 생존 전략 주목
미·중 반도체 갈등 속 대만 기업의 생존 전략 주목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가 워싱턴에서 주최한 포럼에서 TSMC 피터 클리블랜드 수석 부사장은 "회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회담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클리블랜드 부사장은 특히 대만의 광범위한 반도체 제조 생태계와 미국의 수출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며 "그들은 경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TSMC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부과를 예고한 4월 2일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 미국의 압박 속 투자 확대
미국 내 제조 시설 이전을 강하게 희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부응하고 관세를 피하기 위해 TSMC는 이미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3월 3일에는 웨이퍼 제조 공장 3곳, 첨단 집적 회로 패키징 시설 2곳, 연구 개발 센터 건설에 1000억 달러(약 147조 1000억 원)를 추가 투자하며 애리조나주에 대한 총 투자액을 1650억 달러(약 242조 7150억 원)로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 하의 지속 가능하고 성공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다른 업계 지도자들도 제안된 관세의 잠재적 영향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인 ASML 홀딩 NV의 조나단 호건슨 미국 정부 담당 책임자는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정책이 장벽을 만들기보다는 생태계를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만 신주시에 본사를 둔 스마트폰 IC 설계 회사인 미디어텍(聯發科)의 패트릭 윌슨 정부 관계 부사장은 우호적인 사업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고객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절한 관세 또는 규제 환경을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부사장은 TSMC가 조만간 애리조나에 세 번째 첨단 웨이퍼 팹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닉스에 세 번째 웨이퍼 팹 착공을 시작하지 않았다. 다음 주에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건설을 시작하기 위해 회사는 환경 허가와 같은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 고비용에도 미국 생산 기지 확대
클리블랜드 부사장은 대만이 파운드리 칩 제조업체의 '본거지'이지만 미국은 TSMC가 글로벌 입지를 확장하기 위한 '이상적인 장소'라고 설명했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첨단 칩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미국의 AI(인공 지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피닉스에 건설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애리조나의 첫 번째 팹은 4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해 생산을 시작했으며, 3나노미터, 2나노미터 및 A16 공정을 사용할 두 번째 팹은 건설 중이며 2028년에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지금까지 거의 언급하지 않은 세 번째 팹은 2나노미터 또는 그 이상의 첨단 공정을 사용하여 2030년까지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는 지난해 4월에 발표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부사장은 미국 내 생산이 쉽지만은 않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다른 시장이다. 노동 비용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TSMC와 워싱턴 간의 '훌륭한'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회사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미국 상무부와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부사장은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의회와의 향후 협력과 파트너십에 대해 낙관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