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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NASA 우주정책 '달 탐사'서 '화성 탐사'로 전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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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NASA 우주정책 '달 탐사'서 '화성 탐사'로 전환 추진

트럼프 측근으로 활동하는 스페이스X 창업자, 2029년 유인 화성탐사 위해 기존 아르테미스 사업 축소 시도
930억 달러 달 프로그램 개편 논란 확산
SpaceX 로고와 소형 위성 모델은 2025년 3월 10일에 찍은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SpaceX 로고와 소형 위성 모델은 2025년 3월 10일에 찍은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정부 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정책을 달 탐사에서 화성 탐사로 급격히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9(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트럼프 행정부, NASA, 의회 관계자 및 스페이스X와 가까운 약 30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러한 정책 변화 움직임을 상세히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선 캠페인에 25000만 달러(3600억 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현재 세계 최고 부자이자 대통령의 최고 고문으로서 연방항공국(FAA)을 포함한 여러 정부기관의 예산과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 식민지화라는 개인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정책을 재편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 머스크의 측근 NASA 수장 지명과 정책 변화


WSJ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에게 자신의 친구이자 스페이스X와 함께 궤도 비행을 한 재러드 아이작먼을 NASA 행정관으로 임명해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 머스크는 아이작먼에게 "그들이 NASA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공동의 야망을 향해 일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이후 트럼프는 즉시 아이작먼의 임명을 발표했다.

더 주목할 점은 스페이스X의 오랜 임원인 마이클 알텐호펜이 NASA의 행정관 대행을 보좌하는 선임 고문으로 이미 배치되었다는 사실이다. NASA 내부에서는 그가 "일론의 전달자"로 알려져 있으며, 기관의 핵심 의사결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이 계약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WSJ에 전했다.

930억 달러 규모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축소 가능성


머스크의 영향력 행사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분은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개편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약 930억 달러(137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달과 궁극적으로 화성을 탐사하기 위한 NASA의 장기 계획이다.

백악관은 보잉이 제작한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을 향후 예산 계획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예산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미 2022년 성공적인 무인 시험 비행을 마친 이 로켓은 원래 NASA가 달과 그 너머로 우주비행사를 보내기 위해 설계한 핵심 장비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스페이스X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관련된 40억 달러(580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포기하고 이 자금을 화성 관련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방안을 머스크와 정부 관계자들이 논의했다는 점이다. 이는 스페이스X가 자체 개발 중인 스타십 로켓을 이용해 내년에 화성으로 무인 임무를 시작하고, 빠르면 2029년에 유인 임무를 수행하려는 머스크의 계획과 맞닿아 있다.

◇ 의회와 우주 전문가들의 우려 고조


이러한 급격한 정책 전환에 대해 의회와 우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은 최근 NASASLS 로켓을 포함한 아르테미스에 대한 기존 계획을 계속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현직 및 전직 NASA 관계자들은 수년간의 노력과 투자 끝에 개발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개편이 미국의 우주 발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최근 8차례 시험 발사 중 마지막 2회가 폭발로 끝나는 등 아직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검증된 SLS 로켓을 대체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텍사스 출신 브라이언 바빈 하원의원(공화당)"우리가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SLS가 필요하다"고 지난 2월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자국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기 전에 미국 우주비행사를 먼저 달에 귀환시키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는 맥락에서 기존 프로그램의 지지자들은 개편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일론 머스크와 정부효율부(DOGE) 사이의 이해 상충에 대한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갈등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일론 자신도 잠재적 갈등에서 자신을 멀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