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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위기 여전...은행 대규모 증자에도 부동산 부채 회수 0.6%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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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위기 여전...은행 대규모 증자에도 부동산 부채 회수 0.6% 그쳐

은행 720억 달러 자본 투입과 1470억 달러 부동산 부채 해결 난망
2021년 10월 22일, 중국 장쑤성 타이창에 위치한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 프로젝트인 에버그란데 문화 관광 도시의 미완성 주거 건물을 둘러싼 가설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0월 22일, 중국 장쑤성 타이창에 위치한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 프로젝트인 에버그란데 문화 관광 도시의 미완성 주거 건물을 둘러싼 가설물.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대형 은행들의 대규모 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부동산 부문 위기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4대 은행이 총 5200억 위안(715억 달러, 105조 원)의 자본 조달을 위한 주식 매각에 나선다고 지난 30(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같은 대규모 증자는 중국 정부가 은행 부문 자본 투입을 위해 발행하기로 약속한 5000억 위안(101조 원) 규모의 특별 채권과 연계된 조치로 알려졌다.

FT는 뎁와이어(Debtwire)의 데이터를 인용해 2021년 이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채무 불이행한 약 1470억 달러(216조 원) 중 국제 채권자들이 회수한 금액은 0.6%91700만 달러(13000억 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여전히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 대형 은행 자본 확충에 나선 중국 정부


이런 가운데 중국은행, 통신은행, 우편저축은행, 중국건설은행은 각각 1650억 위안, 1200억 위안, 1300억 위안, 1050억 위안의 자본을 조달할 것이라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자본 조달의 주요 투자자는 재무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본 확충은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정부가 경제 신뢰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일련의 지원책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달 최고 정책회의에서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5%로 설정하고, 은행 부문 자본 투입을 위한 5000억 위안(101조 원)의 특별 채권 발행을 약속했다.

S&P 글로벌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자본 투입은 관세 역풍 속에서 국가의 성장을 뒷받침할 자금 가용성을 높일 것"이라며 "메가뱅크는 정책 추진 분야 대출을 통해 정부의 사회·경제적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59%에서 1.4%로 하락했으며, 중국건설은행의 마진도 1.27%로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대출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부동산 부문 위기 지속, 투자 10% 감소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뎁와이어 분석에 따르면, 62개 개발업체 중 중국 포춘 랜드 개발(China Fortune Land Development), 중국 사우스 시티(China South City), 라이즈선 부동산 개발(RiseSun Real Estate Development) 3개사만이 현금 쿠폰을 지급했다. 중국 포춘 랜드 개발은 21000만 달러(3000억 원)의 현금 쿠폰을 지급했다.

에버그란데는 약 20억 달러(3조 원)의 역외 채권 부채로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이사(12억 달러, 17000억 원), 컨트리 가든, 순낙, 아오위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2023년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총 부채는 약 12조 달러(17000조 원)에 달한다.

뎁와이어의 도미닉 순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수건을 던져 버렸다""가장 큰 문제는 사실 역내 부채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돈이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가통계국 데이터는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첫 두 달 총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으며, 지난달 70개 대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하락했다.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 수출품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대상이 되어 210%에서 이번 달 20%로 두 배 인상됐다. 지난해 수출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성장의 원동력이었으나, 관세 인상으로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한편, FT는 이러한 복합적 위기 속에서 중국 정부의 대형 은행 자본 투입이 실물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보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융 시스템 취약성은 중국의 성장 전망에 지속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