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간 협업 시스템 갖춘 첫 전용 전기차 공장... 2028년까지 21조원 추가 투자로 북미 시장 공략 가속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현대차 최초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대량 생산에 특화된 시설로, 주문 수집부터 조달, 물류,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이 AI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지능형 제조허브'를 표방한다. 특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외부 검사 작업을 수행하는 등 인간 작업자와 로봇의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도의 머신 메이커는 특히 AI 기반 '지증형 제조공정'에 큰 관심을 가지고 보도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공장 개소식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우리의 첨단 제조 능력과 조지아 지역 사회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강력한 투자를 선보인다"며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미국과 함께, 미국에서 모빌리티의 미래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가졌다"고 밝혔다.
당초 연간 30만대 생산 계획이었으나, 정 회장은 이를 50만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온 결정이다. 현대차 호세 무뇨즈 CEO는 "이 공장은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에 올 수 없다. 우리가 여기서 생산할 모든 자동차는 분명히 모든 관세가 면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첨단 기술과 친환경 설계로 구현한 미래형 제조 시스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현대차가 싱가포르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개발한 제조 프로세스와 기술을 대규모로 확장한 시설이다. 1,600만 평방피트(약 148만㎡)의 공간에 채광창과 실내 조경을 통해 개방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했고, 1,878대 이상의 태양광 패널로 공장 전체 전력 소비량의 5%를 자체 생산한다.
공장 전체는 분당 한 대 속도로 차량을 생산하며, 차체 용접부터 도색, 최종 검사에 이르기까지 수백 대의 로봇이 작업에 투입됐다. 현대차는 또한 수소 연료전지로 운행되는 엑시언트 트럭 21대를 물류 운영에 투입해 내부 물류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전략도 추진 중이다.
현재 HMGMA에서는 1,200여 명의 직원이 아이오닉 5와 곧 출시될 아이오닉 9 SUV를 생산하고 있으며, 무뇨즈 CEO는 향후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6년부터는 기아차 모델도 생산될 예정이다.
◇ 지역 경제 효과와 북미 시장 전략
HMGMA는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경제 개발 프로젝트로,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의 배터리 합작투자를 포함해 조지아주에 총 126억 달러(약 18조 5000억 원)을 투자했다. 자동차연구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에 따르면, 이 투자는 2031년까지 HMGMA에서 8,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개인 수익으로 46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또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 8000억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6년 미국 시장 진입 이후 현재까지 투자한 205억 달러(약 30조 1000억 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 투자에는 미국 생산 능력 확대, 물류 운영 개선, 보스턴 다이내믹스, 엔비디아, 웨이모 등과의 기술 제휴,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포함된다.
한편, S&P 글로벌의 오토인텔리전스 부국장 스테파니 브린리는 뉴스위크에 "현대차의 미국 철강 생산 투자는 관세가 없어도 유리하며, 미국 시장에서 회사가 목표로 하는 성장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모우터인텔리전스 닷 컴에 따르면 전기차는 지난해 미국 신차 판매량의 8.1%를 차지했으며, 이는 2023년 7.9%보다 증가한 수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