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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커피 산업, '커피테크'로 위기 돌파...스타트업 혁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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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커피 산업, '커피테크'로 위기 돌파...스타트업 혁신 바람

품질 저하 없는 카페인 추출부터 기후 변화에 강한 콩 재배까지...혁신 기술로 지속 가능한 커피 산업 모색
일본發 커피테크, 생산부터 소비까지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류큐 커피 에나지는 IoT 기기를 도입하여 태풍과 염해에 강한 재배 시설을 오키나와에 개설할 예정이다. 사진=류큐 커피 에나지이미지 확대보기
류큐 커피 에나지는 IoT 기기를 도입하여 태풍과 염해에 강한 재배 시설을 오키나와에 개설할 예정이다. 사진=류큐 커피 에나지
지구 온난화와 수요 증가로 위기에 직면한 커피 산업에 스타트업들이 혁신 기술을 접목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품질 저하 없는 카페인 추출 기술부터 자연재해에 강한 콩 재배법까지 '커피테크'라 불리는 이 혁신적인 움직임이 일본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31(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은 커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2050년까지 커피콩 생산지가 전 세계적으로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 속에,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 생산 혁신으로 위기 극복 나서는 스타트업들

카페인 추출 기술 개발 스타트업인 스토리라인(Storyline)은 르완다에 대규모 카페인 추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연간 수백 톤의 커피콩을 처리하여 고품질 디카페인 커피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와이 준코 스토리라인 대표는 "고품질 디카페인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스토리라인은 이산화탄소(CO)를 활용한 독자적인 카페인 제거 기술을 통해 기존 기술 대비 물 사용량을 줄이고 콩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동북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최적의 압력과 온도를 찾아낸 결과다. 르완다 현지에서 가공된 디카페인 콩은 북미나 유럽을 거치지 않고 소비지로 직접 운송되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이 대표는 "채산성이 높은 디카페인 시장이 생산자의 주요 수입원이 된다면 커피의 안정적인 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키나와현에서는 류큐 커피 에나지(Ryukyu Coffee Energy)를 비롯한 스타트업들이 일본산 커피콩 생산에 도전하고 있다. 류큐 대학 발 벤처 기업인 류큐 커피 에나지는 최첨단 IoT 기술을 활용하여 태풍과 염해에 강한 스마트 재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2025년 시설 완공을 목표로 하며, 연간 1톤의 커피 열매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다카기 노부아키 류큐 커피 에나지 대표는 "시험 재배로 모은 묘목 데이터를 활용하여 오키나와에 커피 농업을 뿌리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033년까지 오키나와현 내 커피 생산량을 연간 1000톤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새로운 시도와 협력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

해외에서는 아예 커피콩을 사용하지 않고 커피 맛을 구현하려는 시도도 등장했다. 미국의 아토모 커피(Atomo Coffee)는 대추야자 씨앗 등 자연 유래 물질을 활용하여 커피의 풍미와 향을 재현한 에스프레소용 분말을 개발했다.

앤디 크라이슈 아토모 커피 CEO"일본의 커피 문화는 첫 해외 진출에 적합한 시장이다"라며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제품은 이미 2024년 여름부터 일본 내 카페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향후 생산 능력을 10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기술 혁신 외에도 공정한 거래를 통해 커피 농가를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TYPICA 홀딩스(Typica Holdings)는 생산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커피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구매자는 플랫폼 내에서 원하는 커피의 조건(생산국, 품종, 가공 방식 등)을 제시하면, 등록된 생산자로부터 제안을 받아 개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 농가는 정당한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바타 유타카 전일본커피협회 회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일체가 된 생산자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커피테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들의 혁신적인 기술과 대기업의 자본 및 인프라가 결합될 때, 커피 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