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무역전쟁, 1조4000억 달러 세계경제 타격...미국, 5.5% 인플레이션 직면"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무역전쟁, 1조4000억 달러 세계경제 타격...미국, 5.5% 인플레이션 직면"

애스턴대 연구팀, 6가지 시나리오 분석..."모든 국가 손실, 보복 확대될수록 피해 심화" 경고
2025년 3월 11일 미국 뉴욕시에서 월요일 광범위한 매도세가 있은 후 화요일 미국 주식시장이 개장한 가운데 사람들이 나스닥 시장 사이트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11일 미국 뉴욕시에서 월요일 광범위한 매도세가 있은 후 화요일 미국 주식시장이 개장한 가운데 사람들이 나스닥 시장 사이트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모든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들이 이에 맞서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세계 경제가 1조4000억 달러(약 2060조원)의 타격을 입고 미국 물가는 5.5% 급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애스턴대학교의 준 두(Jun Du) 교수와 올레그 셰포틸로(Oleg Shepotylo) 교수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각국의 대응에 따른 6가지 무역전쟁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23년 132개국의 양자 무역 데이터를 활용해 관세 전쟁이 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경제학적으로 모델링했다고 지난 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는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연구팀이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의 수출이 66.2%나 급감하고, 세계 무역 질서가 심각하게 교란될 것으로 전망됐다.

◇ 에스컬레이션에 따른 피해 가중…관세 부과국도 자기 부메랑 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나리오 1에서 미국이 멕시코에 25%, 캐나다에 25%(에너지에 10%, 가중치 20.6%), 중국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멕시코는 수출 25.6%, 수입 28%, 1인당 소득 5%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미국 역시 수출 20.7%, 수입 14.9%, 1인당 소득 0.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2에서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동등한 수준으로 보복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멕시코의 수출은 37.7%, 수입은 40.6%, 1인당 소득은 7.1% 감소하며, 미국도 수출 30.2%, 수입 21.1%, 1인당 소득이 1.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나리오 3(미국이 EU에 25% 관세 부과)과 시나리오 4(EU의 보복)에서는 무역전쟁이 확대되며 아일랜드가 EU 국가 중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교수는 "아일랜드는 중국과 더 깊은 상업적 관계를 맺고 있는 큰 나라들과 비교할 때 무역 기반이 덜 다각화돼 있기 때문에 세계 최대 경제국들 사이의 '십자포화에 휘말리는' 데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인 시나리오 5(미국이 전 세계에 25% 관세 부과)와 시나리오 6(모든 국가의 보복)에서는 미국 자신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 시나리오 6에서 미국의 수출은 66.2%, 수입은 46.3% 감소하고, 특히 미국 내 물가는 5.5% 상승해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효과를 겪게 된다.

준 두 교수는 "이번 모델링을 통해 국가들이 서로에게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공황을 심화시킨 1930년 스무트-홀리(Smoot-Hawley) 관세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며 "보호무역주의가 어떻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며, 소비자에게 불균형적인 비용을 부과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 한국 경제, 자동차 수출 의존도로 무역전쟁 취약성 높아


무역전쟁 시나리오에서 한국 경제는 점진적으로 피해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초기 시나리오에서는 간접적 영향만 제한적으로 받지만, 무역전쟁이 확대될수록 타격이 커진다.

애스턴대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은 시나리오 6(모든 국가의 보복)에서 수입이 9.2% 감소하고 1인당 소득이 1.6% 줄어드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한국은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전면적 관세 부과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물가 영향이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국(5.5%), 캐나다(2%), 멕시코(0.8%)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는 반면, 한국은 0.4%의 디플레이션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무역 감소로 인한 내수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한국 내 물가를 오히려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한국과 같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직접적인 무역분쟁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상당한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면적인 무역전쟁 상황에서는 수출 감소와 함께 디플레이션 리스크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보복의 소용돌이가 다자간 협력을 파괴하고 글로벌 불안정을 증폭시킴에 따라 체계적인 관세 인상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는 경제는 없다"면서 "일부 국가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무역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소위 무역 전환 효과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무역전쟁이 확대될 때 전반적인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