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뺀 중국, 외국 IP 분쟁에 새 규정 발표...보호 강화 vs 무역 갈등 심화?

중국이 외국 법인과 관련된 지식재산권(IP) 분쟁에 대한 규제 툴킷을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제재 관련 조항이 두드러지는 이번 규정은 권리 소유자와 라이선스 관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현지시각) 특허 전문 매체 아이엠-미디어에 따르면 2025년 3월 20일 발효된 새 규정은 국내외 IP 소유자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 보호를 명시하며, 동시에 국제 무역 및 투자를 위한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중국 국가 지식산권국(CNIPA)과 상무부(MOFCOM) 등 여러 정부 기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이번 규정은 특허, 상표, 저작권, 영업 비밀 등 광범위한 IP 권리를 포괄한다. 규정은 외국 법인이 IP 침해나 불공정 경쟁 혐의를 받을 경우 불만 제기, 조사 수행, 결정 집행 절차를 상세히 규정한다.


이번 규정의 핵심은 우호적 합의와 대체 분쟁 해결(ADR)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는 점이다. 규정은 당사자들이 중재나 조정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유도하며, 이는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소송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IP 분쟁 해결 시스템을 개선하고 권리 보유자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구제책을 제공하려는 중국의 전반적인 노력과 맥을 같이한다.

또한, 새 규정은 외국 법인이 IP 권리를 남용하여 불공정하게 경쟁을 제한하거나 국내 산업에 피해를 주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중국 기업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 없이 필수 기술에 대한 특허권 주장과 같은 반경쟁적 행위로부터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영업 비밀 보호 강화 조치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영업 비밀에 대해 새로운 규정은 정의를 명확히 하고 기밀 비즈니스 정보 보호에 대한 고용주와 직원의 책임을 명시한다.

이번 규정 발표 시점은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중국 당국은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IP 권리 보호에 대해 꾸준히 제기해 온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폭넓게 해석되는 분위기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새 규정이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외국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들은 IP 전략을 재검토하고 권리 보호 및 새로운 규정 준수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더불어 ADR 강조는 중국 내 IP 분쟁 해결에 있어 중재 및 조정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반적으로 이번 새 규정은 IP 보호 체제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 모두에게 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려는 중국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기적인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며, IP 침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혁신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