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운임 하락세에 선사들 칼 빼 들어
공급 과잉 늪 빠진 해운 시장, 미 관세發 변수에 촉각
공급 과잉 늪 빠진 해운 시장, 미 관세發 변수에 촉각

지난 2일(현지 시각) 해운 조사기관인 드루리를 인용한 트레이드윈즈 보도에 따르면 3월 말~5월 6일 5주간 예정됐던 총 713건의 운항 중 68건이 취소됐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북미 서안 항로에서 44건, 아시아~북미 동안 항로에서 13건, 아시아~북유럽 항로에서 11건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 끊이지 않는 선복량 압박
이번 운항 취소의 배경에는 미국이 최근 발표한 특정 품목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는 이미 수개월 동안 화물 운임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온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선사들의 이러한 노력이 장기적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시장에 투입될 예정인 신규 선박의 규모가 여전히 상당하기 때문이다.
드루리의 사이먼 히니 컨테이너 부문 수석 분석가는 "선사들이 운임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장에 지속적인 공급 과잉이 발생한다면 이러한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컨테이너 선박 용량이 약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요 증가율은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운항 취소와 더불어 일부 선사들은 특정 항로에서 운임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 해운 대기업인 CMA CGM은 오는 5월 15일부터 아시아발 지중해행 운임을 TEU(20피트 컨테이너)당 500달러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에버그린 라인 역시 5월 중순부터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및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운임을 FEU(40피트 컨테이너)당 1000달러 인상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 미국 관세, 해운 시장 덮치나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해 대폭적인 관세 인상을 단행했다. 이러한 관세 인상은 해당 품목의 수입 감소를 유발해 컨테이너 운송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수입업체들이 관세 인상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오히려 운송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공급 과잉 문제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등 다양한 변수가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운항 스케줄 조정, 비용 절감 노력 강화, 신규 성장동력 발굴 등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